메타 로고. [로이터]
메타 로고.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막대한 투자비용과 자금 조달 리스크 등으로 세계 증시에서 ‘인공지능(AI) 위기론’이 불거진 가운데, 스페이스X에 이어 메타까지 견조한 실적을 내놓으며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본업과 신사업에서 수익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과감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위축됐던 AI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2일 메타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46억달러(약 86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치(633억달러 수준)를 웃도는 수치다.

주당순이익(EPS)은 3.8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05달러)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주 정부들과 청소년 보호 관련 소송 합의 비용이 일회성으로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6.54달러)는 밑돌았다. 다만, 회사 측은 해당 일회성 소송 비용을 제외할 경우 EPS가 7.40달러에 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실적 발표에서 시장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메타의 흔들림 없는 ‘AI 투자 의지’다. 메타는 올해 3분기에만 AI 모델 개발과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349억1000만달러의 자본지출(Capex)을 집행했다. 나아가 올해 연간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1300억~1450억달러에서 1350억~1450억달러로 하단을 50억달러 높여 잡으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 조달 수단도 마련한다. 메타 이사회는 의결권이 없는 새로운 보통주인 ‘C형 주식(Class C)’ 발행을 승인했다. 이는 천문학적인 AI 인프라 구축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면서도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지배력을 보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C형 주식 신설은 내년 1월 19일 자로 발효되며, 메타의 A형·B형 주식 보유자는 1주당 C형 주식 1주를 배당받게 된다.

메타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지난 9월 초 출시한 개인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뮤즈를 설정한 사용자는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섰고, 그중 25%가 매일 뮤즈 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메타는 향후 몇 년간 뮤즈의 글로벌 사용자수를 10억명 이상으로 늘리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실적과 투자 의지를 확인한 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메타 주가는 정규장에서 0.47% 오른 데 이어 애프터마켓에서도 2%대 상승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 역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위축 우려 속에서도 선방한 성적표를 내놨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280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올해 3분기에만 지난해 동기(22억4800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 47억3200만달러의 자본지출을 쏟아부었음에도, 한 분기 만에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 CEO가 테슬라와 함께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 역시 앞서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강렬한 ‘AI 모멘텀’을 과시했다. 스페이스X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1% 급증했으며, 상장 이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PS 역시 0.35달러로 시장 예상치(0.14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특히 AI 사업 매출이 75억6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약 3배로 폭증하며, 기존 핵심 캐시카우였던 위성통신 ‘스타링크’ 매출(52억5000만달러)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향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양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전기차·자율주행·우주발사체·위성통신·AI를 모두 아우르는 초거대 기술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이들 기업은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집중된 종목이기도 하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 1위는 테슬라로, 217억6734만달러(약 28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이어 스페이스X가 17위(27억9634만달러), 메타가 26위(15억1189만달러)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순매수 측면에서 보면, 지난 21일까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는 스페이스X로, 순매수 규모만 27억2586만달러에 달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가 네오클라우드 비즈니스에서 강한 실적과 낙관적 전망을 보여주면서 AI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메타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전환했지만, 메타는 AI 수익 구조 다각화를 통해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 즉각적인 흑자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