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만지는 등 추행…2차 가해도
골프장 티박스에서 캐디를 2회에 걸쳐 성추행한 골퍼가 캐디에게 1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해당 골퍼는 형사재판에서도 강제추행 혐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상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민사2단독 박지연 판사는 피해자가 골퍼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지난달 이같이 판결했다. 피해자가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청구했는데 법원에선 일부인 1000만원 배상이 인정됐다.
사건은 지난 2024년 6월께 발생했다. 1번 홀 티박스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A씨는 돌연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졌다. 놀란 피해자가 옆으로 피했지만 A씨는 배까지 만지며 추행을 반복했다. 결국 피해자는 “터치하지 말라”고 한 뒤 진행실에 연락했다. 다른 직원의 도움을 받아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A씨는 이 사건으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됐고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1·2심에 이어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와 일행들은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 이들은 진행실 직원이 찾아왔을 때도 울고 있는 피해자에게 “캐디 아가씨가 이해 좀 하이소”, “빨리 캐디나 바꿔줘라”라고 하는 등 2차 가해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경찰에서 조사받을 때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솔직히 통상적인 터치가 있을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이어 “만에 하나 터치했다고 해도 성적인 것을 추구한 건 아니었다”고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형사 재판부는 공통된 양형(처벌 정도) 사유로 “골프장 손님과 캐디 사이로 만난 피해자를 추행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는 A씨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민사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A씨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A씨가 피해자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민사 사건 1심 재판부는 “A씨와 피해자의 관계, 추행의 장소 및 상황, 추행의 부위 및 정도, A씨가 관련 형사 사건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안세연 기자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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