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北 확성기 정비, 담화 이전부터 식별”

“남북 군 소통 끊긴 상태…대화 테이블 나서야”

2024년 11월 29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의 한 야산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되어 있다. 김포=임세준 기자
2024년 11월 29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의 한 야산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되어 있다. 김포=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북한이 이달 중 군사분계선(MDL) 전역에서 대남 확성기를 가동하겠다고 예고하자 국방부가 “만약 북한이 뭔가를 한다면 우리도 당연히 비례적 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북 확성기의 효과에 의문을 나타내 온 군 당국이 맞대응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확성기 맞대응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가정적인 질문에 답하긴 좀 그렇지만 현재 가정을 해서 북한도 얘기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대북 확성기의 효과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우선 장관께서 국감에서 말씀하신 그대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면, 제가 썼을 것”이라며 “이것이 적들에게 효과가 있느냐는 것은 정말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완전히 배제했다고 말씀드리기도 그렇다”며 여지를 남겼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은 21일 담화에서 “우리의 전술적 사냥조들은 새로운 진지들을 차지하고 있으며 10월 중으로 대한국 심리전 확성기들이 전 국경선에서 가동상태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같은 날 박정천 국방성 고문과 함께 이른바 ‘남부 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을 시찰했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김 부장의 시찰 위치를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우리 군은 어제 서부전선에서 관련된 동향을 감시하고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관련 동향을 식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확성기 정비 동향은 북한의 담화 이전부터 일상적인 정비 활동이 식별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경우의 대응책에 대해 “유엔사와 공동 조사를 통해서 합당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김 부장이 언급한 ‘새로운 화력 구분대’의 사격진지 배치에 대해 “그 담화 내용에 대해서 특히 북한의 어떤 새로운 무기라든가 이런 부분이 현재 설치되는 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북한이 주장했기 때문에 저희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MDL 일대에 콘크리트 방벽과 철조망을 세우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MDL이 사실상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장 실장은 “북한의 MDL 근접 활동을 그래서 중단해야 하며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기 때문에 저희가 유엔사와 협의를 통해서 조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북한이 MDL 이남에 묻은 지뢰가 터져 우리 장병이 다친 지 한 달이 지났다. 군이 공언한 ‘상응 조치’가 실효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장 실장은 “저희가 그동안 유엔사하고 긴밀히 협의를 통해서 지뢰 제거 작전 포함해서 DMZ 주도권 강화 작전을 시행 중에 있다”며 “이렇게 북한이 담화 등을 통해서 반응하는 것 자체가 저희가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계속적으로 저희가 합당하고 정당한 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사과는커녕 우리 군의 경고사격과 경고방송을 ‘도발’로 규정하고 확성기 카드까지 먼저 꺼내 들면서 주도권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장 실장은 “저희가 주도권을 상실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획에 의거해서 합당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북한이 반응하고 있다고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남북이 확성기를 주고받으면 전방 장병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우발적 충돌 위험도 커진다는 지적에는 북한의 대화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정 대변인은 “현재 남북 간의 군 소통 채널이 아예 끊긴 상태”라며 “담화를 낸다는 것 자체가 그걸 방증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인식 차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서야 되고 또 이러한 것들이 중단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rimsclub@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