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시간 스쿨존 교통단속 현장 가보니

등교시간인데도 음주 운전자 2명 걸려

2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 이영기 기자
2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 이영기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어젯밤 맥주 2잔 마신 게 전부예요.”

서울 송파경찰서가 22일 오전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주변 스쿨존에서 대대적인 교통 단속을 펼쳤다. 교통단속에서는 학교에 자녀를 내려준 한 40대 여성 운전자가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자 변명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송파경찰서는 신가초 서쪽 담벼락을 따라 난 송이로에서 교통 단속을 실시했다. 단속에 나선 경찰들은 음주 단속과 안전띠 미착용, 신호 위반 등 운전자들의 교통 법규 위반을 집중해서 살펴봤다. 1시간 사이 ▷음주 운전 적발로 인한 면허정지 2건 ▷안전띠 미착용 등 법규 위반 10건을 적발했다. 위반 내용이 상대적으로 경미한 7건은 계도만 하고 보냈다.

경찰관들은 3개 차로 중 2개 차로에서 약 10m 간격으로 나눠서 집중적으로 음주 단속을 했다. 경찰관들은 지나가는 차량을 세운 뒤 “안녕하세요. 음주단속 중입니다. 바람 한번 불어주세요”라고 말한 후 단속 과정을 안내했다.

2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서울 송파경찰서 경찰관들이 스쿨존 교통 단속을 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2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서울 송파경찰서 경찰관들이 스쿨존 교통 단속을 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경찰관이 운전자에게 음주감지기를 들이대면 힘차게 바람을 부는 운전자도 있었지만, 소극적으로 부는 이들도 보였다. 일부러 호흡을 짧게 내뱉거나 기침하듯 내뱉는 경우까지 있었다. 단속을 무시하고 지나가려는 차량도 있었다. 경찰관은 해당 차량을 향해 “정지하세요. 정지”라고 외쳐 불러 세웠다.

운전자의 음주 징후가 감지되면 음주감지기에는 경고음과 함께 빨간 경고등이 점멸된다. 이날 오전 8시37분께 자녀를 학교에 내려주고 돌아가던 한 40대 여성 운전자 A씨가 감지기에 바람을 불고 나자 기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운전자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차에서 내렸다.

2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서울 송파경찰서 경찰관들이 스쿨존 교통 단속을 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2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서울 송파경찰서 경찰관들이 스쿨존 교통 단속을 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경찰 안내에 따라 그는 경찰이 건넨 물로 입을 헹군 뒤 다시 음주감지기에 바람을 불었다. 운전자가 소극적으로 불자, 경찰관은 “풍선을 불듯 불라”며 시범을 보였다. 재시도에서도 감지기는 연신 경고음을 울렸다.

A씨는 “운전 중 이온 음료를 마셔서 그런 것 같다”며 재차 물을 요구했다. 경찰관은 “물을 계속 줄 수는 없다”고 제지했다. 이어 음주측정을 실시했지만 운전자가 소극적으로 임하자 1차 음주측정 거부 사실을 기록했다.

A씨는 기자에게 “지난 밤에 맥주 2잔 마셨다”며 “어제 아기가 아파서 달래느라 잠을 잘 자지 못할 것 같아서 술을 먹었는데 지금 너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음주 운전이 적발된 운전자가 측정기를 불자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 이영기 기자
22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음주 운전이 적발된 운전자가 측정기를 불자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 이영기 기자

결국 여성이 측정기에 대고 힘차게 바람을 불었다. 측정기 계기가 가리킨 혈중알코올농도는 0.053%로, 먼허정지 수준이었다.

이에 경찰관은 “면허 정지 100일이 들어간다. 추후 경찰서에서 조사 후 40일 임시 면허증을 발급하고 임시 면허가 만료되는 날로부터 100일 정지”라며 “초범의 경우 도로교통공단에서 교육받으시면 최대 50일까지 감면받는 제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또 다른 남성 운전자도 단속에 걸렸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4%로 나왔는데 “어제 11시쯤에 와인 1병 마시고 잤다”고 해명했다.

음주 단속에 걸린 이들은 아침 시간에 대리 기사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단속에 면허 정지 수준의 음주로 측정되면 대리 기사 등 다른 운전자를 불러 차를 끌고 가야 한다.

22일 오전 9시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이경진 송파경찰서 교통과장이 단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22일 오전 9시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신가초등학교 앞에서 이경진 송파경찰서 교통과장이 단속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이날 현장 교통 단속에 나섰던 이경진 송파경찰서 교통과장은 “스쿨존은 특히 조심해서 운전해야 하는 지역”이라며 “전날 과음으로 술이 덜 깬 상태로 스쿨존에서 운전할 경우 어린이들이 더욱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송파서는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연말까지 학교 주변에서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