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농축수산물 피해 심화 우려…식량 안보 위기 가능성도 제기
[헤럴드경제=베문숙 기자]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꼭 가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 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도 CPTPP 가입의지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피력했다.
김 장관은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통상 주무장관으로서 CPTPP에 꼭 가입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간 수출시장 확대와 공급망 안정 등을 위해 CPTPP 가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다만 CPTPP 가입 논의에 착수했던 정부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연내 가입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시한을 정하지 않고 CPTPP 가입에 우려를 표하는 농어업계 등 이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영국은 가입 신청 후 발효까지 약 4년이 걸렸다”며 “연내에 가입을 신청하지 말라고 하면 이재명 정부에서는 안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 대통령이 농지조사로 농업계의 반발이 일자 가입 논의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킨 것이라고 주장하며 “중단하라고 했을 때 장관님이 해야 한다고 대통령께 이야기를 하셨느냐. 못하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저희 입장과 대통령님의 입장이 큰 틀에서는 사실상 같다”며 “대통령께서 CPTPP에 가입해야 한다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그 가운데 농림어업계와 의견 수렴, 소통을 조금 더 충실하게 해 가자는 취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가입 시기를 예단하지 않고 농림어업계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마음이 초조하다”면서도 “금년 남은 기간 동안 총력을 다해서 우리 농민들, 어민들과 마음을 터놓고 한번 이야기를 해서 설득을 해 보겠다”고 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작년 12월 가입한 영국을 포함해 현재 회원국은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칠레,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총 12개국이다.
현재 12개 회원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4%를 차지한다. 무역 규모 합계 역시 미국이나 중국의 단일 경제 규모를 웃돌며, 한국과의 교역량 비중에서도 전체 상품교역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적 비중이 크다.
현재도 CPTPP 외연 확장은 이어지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올해 5월 가입 협상의 실질적 타결을 발표했다. 우루과이도 가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CPTPP는 단순한 상품 관세 인하를 넘어 통상 질서 전반의 표준화를 지향하는 포괄적 협정이다. 시장 개방 수준 면에서는 공산품은 물론 민감 품목인 농축수산물까지 포함해 품목 기준 95∼100%에 육박하는 관세 철폐를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CPTPP는 기존 FTA보다 관세 철폐율이 훨씬 높아 고추, 마늘, 양파 등 영세 농가가 밀집한 민감 품목까지 전면 개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대형 마트와 식자재 시장에서 국산 농산물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지는 방향으로 귀결될 수 있다.
식량 안보 위기도 문제다. 장기적으로 국가 식량 자급률이 떨어질 경우 앞으로 글로벌 식량 위기 발생 시 외부 충격에 취약해지는 문제가 생긴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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