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주요 관광지 등 시위 금지 지정
시위 후 2500명 연행, 174명 수감
강경대응으로 돌아선 정부 경고에도
노조 24일 대규모 시위 강행 예고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프랑스가 전국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것으로 선회하자, 22일(현지시간) 파리 곳곳에서 경찰이 시위 금지령을 내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21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시위 금지 지역 목록을 발표했다. 시위 금지 지역에는 대통령궁인 엘리제궁과 상·하원 의사당 등 주요 국가기관 시설과 루브르 박물관, 샹젤리제 등 주요 관광지가 포함됐다. 바스티유 광장과 레퓌블리크 광장, 지난 주말 약탈범들의 집중적인 표적이 된 샤틀레레알 쇼핑 구역도 집회 금지 지역에 들어갔다. 시위 금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적용된다.
이는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생활비 급등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더해지면서 번진 시위가 폭력 사태로 이어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당국의 조치다. 지난달부터 1개월간 학생 시위가 이어지면서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고, 지난 17일 프랑스 곳곳에서 열린 생활비 부담 항의 시위에는 50만여명이 참여했다.
당시 복면을 쓴 젊은이들이 시위에서 그치지 않고 상점을 약탈하고, 경찰과 충돌하거나 불을 지르는 등 소요사태로 번지자 프랑스 정부는 강경 대응으로 돌아섰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법무장관은 21일 시위 도중과 그 후에 약 2500명이 연행됐고, 그 가운데 174명이 수감됐다고 밝혔다. 그와 별도로 917명이 정식 기소되기도 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계획한 추가 시위도 파리와 남동부 도시 리옹에서 모두 금지됐다.
시위 주최 단체들은 당국의 강경대응 예고에도 불구하고, 오는 24일에도 대규모 시위와 행진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강경 성향의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을 이끄는 소피 비네는 21일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와 회동한 이후 “우리의 요구 사항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이제 다음 단계로 행동을 끌어올릴 때”라며 파업 계획을 재차 밝혔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전역에서 번지는 시위에 대해 이민자 소행 등의 프레임을 씌우며, 우파 정치 테제의 근거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 카타르 도하에서 기자들을 만나 “프랑스를 이용해서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 역내든 대서양 건너편이든 선거운동에 나선 지도자들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소요 사태에 관한 “정보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 결과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용납이 불가능한 발언들이 외국 지도자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정황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는 프랑스의 소요사태가 이민자들로 인한 것이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미국에서도 이 같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주 총선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결을 같이 해, 마크롱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까지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보인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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