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판에 6905원…4개월 연속 하락세

산지 가격 하락…수급 개선으로 재고 쌓여

야생조류서 고병원성 AI 검출, 업계는 긴장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계란 가격이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찾고 있다. 산지 농가에 재고가 쌓이고 생산량이 회복되면서다. 다만 이번 동절기 들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처음 검출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2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XL) 한 판(30구)의 이달 평균 소비자가격은 6905원으로 전월(7084원)보다 2.5% 하락했다. 1년 전보다도 1.9% 낮다.

올해 계란 가격은 지난 6월(7496원) 정점을 찍은 뒤 7월(7429원), 8월(7332원), 9월(7084원)에 이어 이달까지 4개월 연속 내렸다. 올해 3월(6843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계란값 하락은 공급 여건 개선에 따른 산지가격 하락과 맞물려 있다. 실제 이달 특란 한 판의 평균 산지가격은 5645원으로 전월 대비 10.3%, 도매가격은 5984원으로 10.7% 내렸다. 산지·도매 가격의 하락이 소비자 가격보다 컸다.

산지 농가의 재고도 쌓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평상시 하루 출고량 기준으로 특란 재고를 2일치 보유한 표본농가 비중은 9월 하순 8.3%에서 10월 중순 39.5%로 약 4.8배 늘었다. 0.5일치 재고를 보유한 농가 비중은 같은 기간 50.0%에서 17.7%로 줄었다. 재고 보유일수는 농가가 보유한 계란이 평상시 출고량의 며칠 분에 해당하는지를 뜻한다.

농가가 체감하는 수급 상황도 달라졌다. 농경연이 표본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급 강도는 특란 기준 9월 하순 +0.5에서 10월 중순 -0.8로 떨어졌다. 수급 강도는 마이너스일수록 공급 과잉을 체감한다는 의미다. 대란과 중란도 10월 중순 수급 강도가 각각 -0.9였다.

생산량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10월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5902만마리로 전년 동월보다 0.7%,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5031만개로 0.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영향으로 10월 하순 특란 10개당 평균 산지가격은 중순 대비 50~70원 추가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변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다. 정부는 지난 20일 전남광주 순천시 순천만에서 채취한 야생 조류 분변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동절기 들어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첫 사례다. 정부는 국내 유입과 확산 위험이 커졌다고 보고 전국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올렸다.

이번 검출은 9월 이후 겨울철새가 국내에 오기 시작하고 해외 야생조류에서도 고병원성 AI 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확인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해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검출 건수는 29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32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계란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도 지난해 겨울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원인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5~2026년 동절기 살처분된 산란계는 약 1134만마리로, 전체 사육 마릿수의 13.7%에 달했다. 살처분과 생산성 저하로 계란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산란계 농장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가 퍼지면 살처분 등으로 계란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 농식품부는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면서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며 가금농가와 축산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차단 방역을 당부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바구니에 계란을 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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