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PO 철회로 지분 희석 우려 해소
솔리다임 투자재원 마련 방안 주목
AI 서버용 낸드 수요 급증에 증설 대두
“생산능력 확충 중요…새 방안 모색”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기업공개(IPO) 상장을 전격 철회하면서 중복상장에 따른 지분희석 우려가 해소됐지만 외부자본 조달 기회가 줄어든 만큼 향후 투자재원 마련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23일 뉴스룸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IPO 검토는 솔리다임의 새로운 성장 재원을 확보하고 SK하이닉스의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선택지 중 하나였다”며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 배경을 밝혔다.
IPO를 통해 솔리다임이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솔리다임의 성장 잠재력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거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IPO를 통해 외부자본을 유치하면 SK하이닉스의 연결 현금흐름이 증가해 시설 투자금과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여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이날 상장 철회로 IPO를 통한 외부자본 조달이 막히면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새로운 대안 찾기가 남은 과제로 지목된다.
솔리다임은 2021년 SK하이닉스가 10조원 규모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2023년까지 수조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4년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각광받는 고용량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를 앞세워 현지에서 핵심 낸드 회사로 자리잡았다.
AI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생산시설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자 증설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난 달 SK하이닉스가 미국 뉴욕주에 신규 낸드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솔리다임의 시설투자 재원 마련을 놓고 내부자금 활용과 외부자본 조달 방안이 함께 부상한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외부자본 유치에 무게가 쏠렸다.
그러나 솔리다임 상장 과정에서 신주가 발행되면 기존 주주 지분율이 희석되고,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돌아가던 솔리다임의 순이익이 신규 주주들에게 분배된다는 점 때문에 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기존 보유한 현금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올해 말 보유 현금은 132조원이 될 것”이라며 “솔리다임의 설비투자를 위해 수십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면 현금이 차고 넘치는 SK하이닉스가 AI컴퍼니를 통해 솔리다임에 출자를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130조원이 넘는 현금 보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의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IPO에 굳이 나설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상장 작업은 중단하지만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마련 방안은 계속 찾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여전히 솔리다임의 생산능력 확충과 경쟁력 강화는 중요한 과제”라며 “SK하이닉스 역시 투자 시기와 규모, 재원조달 방식 등을 검토하며 솔리다임의 성장과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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