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에쓰오일, 3분기 영업익 세자릿수 폭증 전망

중동발 공급 차질에 정제마진 강세…윤활기유도 뒷받침

그러나 운임 급등에 실질 마진 압박…유가 하락 땐 역래깅

최고가격제·수출 제한 지속…수조원대 손실보전도 불확실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중동 전쟁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차질로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3분기 기록적인 실적 개선을 거둘 전망이다. 정제마진 강세에 윤활기유 등 비정유 사업 호조까지 더해지면서 주요 정유사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상 운임 급등과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역래깅 효과,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손실보전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조8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8% 증가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2372억원으로 439.8% 증가가 예상된다.

정제마진 강세에 실적 급등 기대감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제품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윤활기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비정유 사업도 실적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iM증권은 SK이노베이션 관련 보고서에서 “유가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 강세는 장기화가 예상되며, 윤활기유 역시 고마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전 사업부의 이익 체력 상승으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흥국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GS칼텍스에 대해 “지정학적 리스크 및 역내 가동 차질에 따른 수급 불안정이 유지돼 정유와 윤활유 정제마진의 견조한 추세가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S증권은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중질유분 강세에 따른 수혜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와 러시아·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 등으로 중질유분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질유분 생산 특화 설비 경쟁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상 운임 급등…유가 향방도 변수

다만 4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해상 운임 급등으로 아시아 정유업체들의 실질 정제마진이 축소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까지 발생할 경우 수익성이 다시 악화할 수 있어서다.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수출 제한, 손실보전 불확실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유 도입 비용 부담은 해상 운임 급등으로 한층 커졌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전날 발간한 주간 통합 시황 리포트에 따르면 중동~중국 노선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일일환산용선수익(TCE)은 129만4761달러를 기록했다. 고점 대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는 국내 정유사들은 운송비 상승분만큼 원유 조달 비용이 늘어 수익성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의 향방도 변수다. 3분기에는 중동발 공급 차질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과 재고 관련 이익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유를 들여온 뒤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 래깅 효과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비싸게 도입한 원유의 비용이 뒤늦게 반영되는 역래깅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보유 원유와 석유제품의 가치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까지 더해지면 3분기의 이익 증가분이 이후 분기에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

최고가격제 장기화…손실보전 불확실성

정부 규제 역시 실적 개선의 제약 요인이다. 산업통상부는 제11차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동결해 휘발유 공급가격 상한을 리터(L)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했다. 국내 공급가격이 제한된 가운데 국제유가와 원유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정유사들이 이를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국내 수급 안정을 위한 석유제품 수출 제한 역시 수익성 확보의 걸림돌로 꼽힌다.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보전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정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목적예비비 4조2000억원을 편성하고 내년 예산안에 4분기 손실보전분 1조4497억원을 반영해 총 5조6497억원을 마련했다. 그러나 실제 보전 규모와 지급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원가 인정 범위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이견이 남아 있어 정유사들이 손실을 언제, 어느 정도 보전받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동지역 불확실성을 비롯해 다양한 변수로 4분기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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