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업계 최초…1000억달러 조달 목표
스페이스X 750억달러 넘어 역대 최대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경쟁사 오픈AI를 제치고 AI 모델 개발사 중 처음으로 미국 증시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목표 기업가치는 최대 2조달러(약 2700조원), 자금 조달액은 1000억달러(약 133조원)로 역대 최대 규모다.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추진 소식에 AI 투자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미국 증시에 이어 코스피도 27일 장 초반 3% 넘게 급등해 5600선을 회복했다. ▶관련기사 5면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다음 달 ‘ANT’라는 종목명으로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공모 주식 수와 희망 공모가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WSJ는 앤트로픽이 기업가치 최대 2조달러를 인정받아 1000억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목표를 달성하면 지난 6월 스페이스X가 기록한 기업가치 1조7700억달러와 조달액 750억달러를 모두 넘어선다.
앤트로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8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배 이상 증가했다. 순손실은 807억4800만달러에 달했지만, 이 중 약 724억달러는 전환사채와 파생상품 가치 변동에 따른 장부상 비용이다. 이를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은 16억1800만달러로 창사 이래 처음 반기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상장 이후에도 창업자들의 경영권은 유지된다. 공동창업자들이 설립한 ‘파운더 LLC’는 특별주식 단 한 주로 주주총회 일반 안건에 대해 50.1%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반면 아마존과 구글 등 주요 투자자에게는 의결권 없는 주식이 부여됐다. 이사회 과반의 선임·해임 권한은 독립 수탁자들로 구성된 장기이익신탁이 보유한다.
앤트로픽은 챗GPT 개발사 오픈AI보다 먼저 상장 절차를 밟으면서 AI 업계의 주도권 경쟁에서도 앞서 나가게 됐다. 오픈AI가 AI 안전성 논란과 기업가치 평가 등을 이유로 상장을 내년으로 미룬 반면, 앤트로픽은 상장을 통한 투명성 확보가 오히려 AI 안전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앤트로픽의 상장 추진은 글로벌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26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8% 올랐다.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4.5% 오른 5715.5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급등에 오전 10시 13분께 장중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 6%대 상승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지연·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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