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정부 세제개편안 6대 분야서 빠져

22대 국회 24건 발의…11월 조세소위 논의

“주요국 관세·보조금 동원…적극 대응해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 라인.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 라인. [현대자동차 제공]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테슬라를 필두로 한 중국산 전기차 공세로 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과반 아래로 추락하자 여야가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전기차를 포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국내 자동차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이달 국회 조세소위원회의 세법개정안 심사에서 전기차 포함 여부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으로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린다. 국내에서 전략품목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생산 실적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하지만 지난 8월 발표된 2026년 정부 세제개편안에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AI) 로봇 부품 등 6개 분야만 담겼다.

국민의힘 “반도체처럼 마중물”·민주 “국산차 벼랑으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2026년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2일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종합감사에서 “주요 선진국들을 보니 자국 전기차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관세, 세제상 공제, 보조금을 전부 동원하고 있는데, 적극적인 대응 없이 시장을 지킨 나라가 사실상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재경위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예전에 우리 반도체가 힘들었을 때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줬다”며 “전기차 세액공제라든지 다른 나라와 경쟁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마중물 역할을 해줘야 할 필요가 있는 곳에는 지원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문진석 의원은 “현재 정부안은 가격경쟁력이 강한 중국 완성차업계와 경쟁할 국산 완성차업계를 오히려 벼랑으로 내모는 것 같다”며 “실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차는 설비 투자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들어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여야를 통틀어 24건 발의됐다. 전기차가 빠진 정부 세제개편안이 공개된 이후에도 안도걸 여야 의원 7명이 관련 법안을 잇달아 냈다.

24건 가운데 8건은 조세 법안을 직접 심사하는 조세소위 소속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세소위 심사 이후 재경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12월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전망이다.

이형일 부총리·정의선 회장 면담…“국회 논의 적극 참여할 것”

이형일(왼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경기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이형일(왼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경기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일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하고 전기차 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이 부총리는 앞서 지난달 22일 종합감사에서 “필요하면 현장에 가서 실제 상황을 들어보고 전기차가 향후 2~3년간 굉장히 어렵다는 점도 확인해 어떻게 결론을 낼지 검토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기차·자율주행차·부품업계 기업인들은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지원을 요청했다. 또 ▷부품업계 미래차 전환 지원 확대 ▷배터리 리스제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자율주행차 전담 기관 전문인력 확충 등을 건의했다.

이 부총리는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지원과 관련한 국회 논의 과정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이달 중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쏘렌토·모델Y 격차 1810대 그쳐…“일본 수준 지원 필요”

업계가 세제 지원을 요구하는 배경으로는 중국산 전기차의 가파른 국내 시장 잠식 속도가 꼽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신규 등록된 중국산 승용 전기차는 11만2417대로 전년 동기 5만1535대의 2.2배로 늘었다. 점유율은 8.4%포인트 오른 43.5%다. 반면 국산 승용 전기차 점유율은 6.2%포인트 떨어진 48.7%로 과반이 무너졌다.

증가세는 테슬라가 이끌고 있다. 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9월 국내에서 8만9148대가 신규 등록돼 전년 동기 대비 104.4% 늘었다. 이미 지난해 연간 등록 대수인 5만9916대의 1.5배 수준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모델Y와 모델3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다. 기아 쏘렌토가 국내 판매 1위 차종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테슬라 모델Y와의 격차는 1810대까지 좁혀졌다. 국산차가 중국산 전기차에 연간 1위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테슬라 모델Y. [테슬라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업계는 그동안 정부에 일본 수준인 대당 400만원 안팎의 생산세액공제를 건의해 왔다. 국회에서도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전기차 1대당 기준공제액을 400만원으로 정한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업계가 근거로 드는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 2024년 ‘전략분야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해 자국에서 생산·판매한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당 40만엔, 경형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대당 20만엔의 법인세를 10년간 공제하고 있다. 공제 한도는 법인세액의 40%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과 달리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은 주요국과 같은 통상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 중국산 전기차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비롯한 자동차산업 전반에 걸친 정책적 지원이 적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는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호반그룹, 한진칼 최대주주 올라…기업결합 심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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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2293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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