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 세부안 배경
3연임 시 임추위·주총 75%가 찬성해야
법제화 위헌 부담 덜고 절차적 제동 선회
여당 정무위 보고 후 당정 거쳐 확정 전망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법으로 직접 제한하는 대신 연임 횟수가 늘어날수록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 의결 문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구체화했다. 당초 3연임 금지부터 임추위 만장일치까지 다양한 방안이 검토됐지만 최종적으로는 회장 선임 절차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3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설명했다. <본지 8월 26일자 1면 ‘금융지주 회장 3연임’ 법으로 안 막는다 참조>
이번 개선안 핵심은 회장의 최초 선임부터 연임 횟수에 따라 임추위와 주주총회에서 필요한 찬성 비율을 달리하는 것이다. 이는 추가적인 당정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최초 선임 때는 임추위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이후 주주총회에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이면서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첫 연임부터는 문턱이 높아진다. 임추위에서는 4분의 3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고 주총에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면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3연임에 도전할 경우 임추위 기준은 4분의 3 이상으로 유지되지만 주총 요건은 다시 강화된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이면서 발행주식 총수의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금융지주 임추위가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경우 2명만 반대해도 연임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당초 금융지주 회장의 총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위헌 가능성과 주주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면서 3연임 자체를 법으로 막는 방안에서는 한발 물러섰다. 이후 3연임 시 임추위 만장일치 방안도 거론됐으나 최근에는 임추위 4분의 3 찬성과 강화된 주총 의결요건을 적용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금융위는 이러한 논의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검토 중인 사안일 뿐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의결 요건을 높이는 것만으로 장기 연임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을지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운영에 달렸다는 시각이 나온다. 회장 후보가 최종 표결에 오르기 전 후보군 압축과 검증, 면접 등을 거치는 만큼 실제로는 상당한 의견 조율이 이뤄진 뒤 표결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3연임을 법으로 일률적으로 막지 않는 대신 절차상 문턱을 높여 사실상 장기 연임을 견제하려는 취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법으로 3연임을 못하도록 만들지는 않았지만 장기 연임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당국이 승계 절차와 이사회 역할을 강하게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표결까지 가면 통과할 수 있더라도 그 단계에 이르기 전 여러 절차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추위원장은 주총에서 후보 추천 이유를 설명하고, 주총 소집 때 위원 전원이 서명한 확인서를 주주에게 제공해야 한다. 또 차기 회장 선임 절차 중 현직 회장이 임추위원을 만나면 접촉 이유와 내용을 공시하도록 한다. 회장 후보의 경영 성과뿐 아니라 금융사고 이력 등 사회적 논란도 공시해 주주의 판단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주요 금융지주가 자체적으로 두고 있는 연령 제한도 실제 연임 가능성을 가르는 변수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선임·재선임 당시 만 70세 미만을 기준으로 두고 있으며 하나금융도 만 70세 기준을 적용하되 이미 부여된 임기는 보장한다. 신한금융은 신규 선임 시 만 67세 미만, 재임은 만 70세까지로 상대적으로 엄격하다. 반면 NH농협금융은 별도의 연령 상한이 없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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