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한화에어로·KAI·현대로템 방산) 수주잔고 추이
9월말 70.8조원…2분기말 대비 4.1%↓
LIG D&A도 감소 가능성
韓 방산 수출 중 폴란드 비중 58%
KAI·현대로템 올해 해외 수주 ‘0’건
수출 다변화 및 새 먹거리 발굴 과제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K-방산의 수주잔고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주요 방산 기업들이 올해 해외 계약 체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주잔고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폴란드에 지나치게 의존, 다른 국가에서 입지를 넓히지 못한 것이 수주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방산 부문(AD&RH)의 총 수주잔고는 70조8083억원으로 지난 2분기(73조8699억원) 대비 4.1% 감소했다. 지난해 말(75조817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4조원 이상 줄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주잔고는 35조원으로 지난 2분기(38조3000억원) 대비 3조원 이상 감소했다. 지난 8월 체결된 스페인 자주포 K9 계약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해당 계약을 고려하더라도 수주잔고는 하락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페인 자주포 K9 계약 규모가 1조원을 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 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9조8197억원에서 3% 줄어든 9조5228억원에 머물렀다.

KAI 수주잔고(25조7502억원→26조2855억원)는 2개 회사와 달리 증가했다. 다만 이번 상승은 ▷이미 수출한 완제기에 필요한 부품 계약 ▷국내 사업(해경헬기 등) 수주에 따른 것이다. 해외 기체 수출은 올해 1건도 이루지 못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D&A)의 수주잔고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말레이시아와 1400억원 규모의 대공미사일 해궁 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별다른 수주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K-방산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수주 릴레이를 이어갔다. 그 결과 지난해 말 방산 4사의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돌파했다.
고공행진하던 K-방산 수주잔고가 주춤하고 있는 배경에는 ‘폴란드·중동 위주 수출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K-방산은 그동안 폴란드, 중동 공략에 집중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여파로 폴란드와 중동 내 무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폴란드 의존도는 지나치게 높았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21~2025년 기준 우리나라 방산 수출에서 폴란드 비중은 무려 58%이다. 방산 수출 톱(Top)10 국가에서 한국보다 1개 국가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중국(파키스탄 61%)이 유일하다.
문제는 폴란드·중동발 발주 물량이 줄어들면, 다른 국가에서 입지가 약한 K-방산은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같은 우려는 올해 들어 현실화됐다. KAI는 물론 현대로템도 올해 해외 수주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LIG D&A는 말레이시아에서 수주 계약을 맺었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동에서 체결한 조단위 계약과 비교했을 때 수주 규모가 작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핀란드와 크로아티아 등에서 수주 낭보를 울리면서 해외 진출 영토를 적극 넓히고 있지만, 재래식 무기인 K9 자주포와 천무에 의존하고 있다는 리스크를 지니고 있다.
K-방산은 반등을 위해 폴란드·중동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수주를 모색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페루에서 K2 전차 150대 사업자 확정 이후 본계약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루마니아 전차 사업에서는 독일 방산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KAI는 이집트에서 전투기 FA-50 100대 계약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IG D&A는 유도무기 비궁의 미국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발주 국가의 정치적 상황과 해외 기업들의 견제 등을 고려했을 때 수주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LIG D&A는 지난달 임직원 뇌물 사건 여파로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년간 정부 사업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받았다. LIG D&A가 입찰 제한 처분에 불복소송을 준비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의 제재는 대외 신뢰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K-방산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출 다변화는 물론 새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전장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무인 전략자산을 개발, 해외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 등 다목적 무인차량의 루마니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다른 방산 기업들도 무인차량, 유무인복합체계 등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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