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상원 다수당 확보하며 연준 인사 인준권 장악

트럼프 측근 이사 추가 임명 구상에 차질 불가피

워런 상원 은행위원장 유력…워시 의장 검증 강화 전망

연준 독립성 강화 기대…물가안정 정책 자율성 커지나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영향력 확대 구상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민주당이 연준 이사 인준권을 가진 상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2015년 12월 16일 미국 워싱턴DC의 연준 건물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는 모습. [로이터]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영향력 확대 구상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민주당이 연준 이사 인준권을 가진 상원을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2015년 12월 16일 미국 워싱턴DC의 연준 건물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는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장악 구상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연준 이사 인준권을 가진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게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인사들을 연준 지도부에 추가로 임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영향력이 축소되고,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여건이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폭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동시에 연준 이사회 7명 가운데 과반수를 자신이 임명한 인사들로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이를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내년 1월 출범하는 새 의회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되면서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연준 이사는 대통령이 지명하더라도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정식으로 임명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연준 이사를 해임해 공석을 확보하더라도 민주당이 후임자 인준을 거부할 수 있다. 대통령의 인사권만으로 연준 이사회 구성을 바꾸기 어려워진 셈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추진하고 있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과거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을 근거로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관련 의혹은 입증되지 않았으며 법적 다툼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의 해임에 성공하더라도 자신의 통화정책 기조에 동조하는 후임자를 임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 지도부에 대한 의회의 감독도 강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공화당 소속 팀 스콧 의원을 대신해 상원 은행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연준 의장과 이사 후보자의 인준 심사를 담당하는 핵심 상임위원회다. 위원장 교체가 현실화하면 연준 지도부의 통화정책 결정과 독립성 문제를 둘러싼 의회의 검증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워런 의원은 지난 4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인준 청문회에서 워시 의장을 트럼프 대통령의 ‘꼭두각시’라고 비판하며 연준의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워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얼마나 독립적으로 대응하는지, 연준의 물가안정 책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지 등이 의회의 주요 감독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래리 마이어 전 연준 이사가 설립한 통화정책 분석업체 모너터리 폴리시 애널리틱스는 “워시 의장은 의장 인준 과정에서 민주당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민주당의 강도 높은 질의가 워시 의장의 발언을 시험대에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연준의 금리정책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의 상원 장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하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워시 의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와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정책 목표 사이에서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데일립 싱 PGIM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선거 결과는 대통령이 의회와 국가, 연준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치솟는 생활비에 분노하고 있고, 연준은 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상원 장악으로 연준 이사 인준과 의회 감독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달라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과 연준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둘러싼 갈등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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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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