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농 200명·청년농 500명 조사
65.5% “내 조건에 맞는 정보 활용 어려워”
KREI, 지역·품목 맞춤형 지원체계 제안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정부가 청년농 육성을 확대하고 있지만 정작 농사를 시작하려는 청년들은 어디에서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농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영농 관련 정보를 비교하고 종합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농지와 자금 지원에 앞서 개인의 여건에 맞는 지역과 품목을 선택하도록 돕는 정보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청년농 영농 진입단계 의사결정 지원체계 설계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예비농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0%가 영농 관련 정보를 비교·종합해 의사결정할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관련 정보가 있더라도 자신의 자본과 노동력, 지역, 선호 등에 맞게 적용하거나 선택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65.5%에 달했다.
이번 연구는 예비농 200명과 영농을 시작한 지 5년 이내인 청년농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농사를 시작하기 전 지역과 품목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보를 필요로 하는지 살펴보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설계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청년농 유입을 늘리기 위해 영농정착지원금과 정책자금, 농지·교육 지원 등을 확대해 왔다.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선발 인원은 2018년 1600명에서 2024년과 2025년 각각 5000명으로 늘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선발 인원은 2만2600명이다.
그러나 청년농이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찾고 실제 영농계획으로 연결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빈틈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현재 농지 매매·임대 정보와 품목별 소득, 재배기술, 지역별 지원사업 등은 여러 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정보가 흩어져 있고 개인의 조건에 맞춰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농지 가격을 알아보더라도 해당 지역에서 어떤 작물을 재배해야 목표소득을 달성할 수 있는지까지 판단하려면 여러 자료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부모의 농장을 그대로 물려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영농기반을 마련하는 청년농에게는 지역과 품목 선택이 중요하다. 보고서가 인용한 2024년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사업 선발자 분석에서는 부모의 영농기반을 승계한 비율이 16.7%에 그쳤다. 부모의 영농기반 없이 새로 창농한 비율은 36.0%, 부모의 영농기반이 있지만 별도로 농장을 마련한 비율은 47.3%였다.
연구진은 영농 준비 과정에서 정보탐색과 계획수립을 수행한 경우 향후 영농을 지속하려는 의향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관계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영농목표에 맞춰 준비한 정도 역시 기대 대비 실제 영농소득과 영농만족도에 긍정적인 관계를 보였다. 다만 이는 통계적 연관성으로, 사전준비가 소득 증가를 직접 유발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과 품목 정보를 연결하는 맞춤형 의사결정 지원체계를 제안했다. 청년농이 보유 자금과 희망 소득, 농지 확보 조건 등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지역과 작물의 조합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농지를 구입할지 임차할지,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소득을 원하는지에 따라 선택 가능한 지역과 품목을 좁혀 나간다. 이후 해당 지역의 주거 여건과 교통 접근성, 작물별 수익성과 노동력 수요 등을 비교해 구체적인 영농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농림어업총조사와 농지·주택 거래정보, 농산물 소득조사 등을 연계한 기초 데이터베이스(DB)를 시범 구축했다. 다만 실제 서비스로 운영하려면 최신 자료를 지속해서 반영하고, 시설 설치비 등 현재 부족한 정보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총괄한 박미선 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농이 자신의 영농목표와 여건에 부합하는 지역과 품목을 탐색·결정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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