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입법 주도권 공화당서 민주당으로
비트코인 3.77% 상승…선거 불확실성 해소
트럼프 일가 관련 코인은 최대 20% 하락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패권을 되찾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디지털자산 친화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규제 불확실성 확대에도 비트코인은 8만달러선을 회복하며 반등하고 있다.
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8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77% 상승한 8만428달러를 기록했다. 선거 개표 직후 장중 7만5000달러선까지 하락했던 비트코인은 간밤 8만달러선을 회복한 뒤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더리움 또한 24시간 전 대비 6.36% 오른 2423달러에 거래됐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대체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캐시(ZEC)가 24시간 전 대비 5.24% 상승한 가운데 솔라나와 엑스알피(XRP) 또한 각각 2.87%, 2.02% 올랐다.
시장에서는 선거 불확실성 해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달러 약세와 국채금리 하락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도 배경이 됐다는 진단이다.
디지털자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스트래티지가 5.09% 상승한 것을 비롯해 코인베이스(4.16%), 로빈후드(2.02%), 서클인터넷그룹(1.20%) 등이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선거결과가 미국 디지털자산 업계에 잠재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4년 대선 당시 미국을 ‘세계 디지털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이후 친디지털자산 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지난해 1월 재집권한 이후로는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제정했다.
시장에선 후속 법안인 클래리티법 입법 지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민주당이 클래리티법에 반대했던 명분들이 해소되지 않으면 법안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며 “핵심은 민주당이 제시한 수정 요구사항을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나 수용할 의사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가가 밈코인 트럼프(TRUMP)와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 등을 통해 디지털자산 사업에 참여해 온 점을 문제 삼으며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와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를 요구해 왔다.
지난 9월 공화당 소속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요구사항 126건을 반영한 최종 수정안을 공개했지만 민주당은 이해충돌 방지 조항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역제안을 전달했다. 결국 양당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법안은 상원 절차표결에서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해 처리가 무산됐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불법 자금 유입 차단과 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예측시장이 기존 도박 규제를 우회할 가능성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소속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은 지난 9월 예측시장이 기존 도박 규제를 우회해 미국 원주민 부족과 주정부의 도박 관련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며 클래리티법 처리에 반대하기도 했다.
의회의 입법이 교착 상태에 빠진 사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기존 법률에 근거해 토큰화 증권과 거래와 디지털자산 파생상품에 관한 자체적인 규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김 대표는 “SEC와 CFTC가 추진해 온 규칙을 모두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규제기관이 법적 근거 없이 특정 이해집단에 과도하게 유리한 방향으로 규칙을 마련한다면 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거리서치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민주당이 의회 양원을 장악하면서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 주도권도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특히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셔로드 브라운 상원 당선인,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 등 규제 강화론자들이 주요 상임위원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편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디지털자산 가격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피셜트럼프(TRUMP)는 24시간 전 대비 20.48% 급락했으며, 같은 기간 오피셜멜라니아 밈(MELANIA)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도 각각 13.18%, 6.68% 하락했다.
kyo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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