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려졌던 동대문 B2B 의류제조사
가성비 호응에 SNS서 수만명 팬덤 형성
패션 플랫폼서 거래액 급증…고속 성장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 여성 직장인 김모(34) 씨는 지난 주말 일부러 시간을 내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지하상가를 찾았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게 된 ‘도매택’ 판매 매장에서 쇼핑하기 위해서다. 김씨가 찾은 브랜드의 기본 티셔츠는 1만원대 초반, 니트는 2만원대다. 김씨는 “아무리 SPA 브랜드라고 해도 겨울옷은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퀄리티가 좋다는 도매택 브랜드를 찾아보게 됐다”며 “가격은 절반 이하로 저렴한데 품질 면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문표’로 익숙한 도매택 의류가 2030 여성의 쇼핑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디자인으로 최근 몇 년 새 입소문을 타며 ‘가성비’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는 디자이너 브랜드 못지않은 큰 팬덤까지 형성했다.
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도매택은 B2B(기업 간 거래)에 주력하는 제조사 브랜드를 뜻한다. 이들의 제품은 다수의 온라인 쇼핑몰이나 소형 오프라인 패션 매장의 사입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유통 시스템의 뒤편에 있던 도매택이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다. SNS를 통해 공개한 신상품이 호응을 얻으면서 팬층이 생겼다. 대표적인 도매택 브랜드인 ‘파운더스’와 ‘미엘’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각각 10만명, 7만명에 달한다.
커진 인기에 패션 플랫폼들도 반응했다. 플랫폼 내에서 도매택 브랜드명으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방식으로 입점하지 않은 브랜드로선 이례적이다. 검색이 가능해지면서 이들 브랜드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 따르면 올해 1~10월 파운더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6% 급증했다. 같은 기간 ‘르버터’의 거래액은 35% 늘었다.
신규 도매택 브랜드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썸띵엘스’의 검색량은 1~10월 14배 늘었다. 거래액은 57배 증가했다. ‘올오버’는 각각 4.8배, 14배 늘었다. 지그재그 측은 “도매택 브랜드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도매택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규 브랜드 역시 고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도매택 브랜드의 인기는 높아진 물가 부담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SPA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급화 흐름이 나타나면서, 가격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저렴한 B2B 제품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며 “다른 계절보다 제품 가격대가 높은 가을·겨울(FW) 시즌을 맞아 도매택 수요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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