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서화성 220㎞ 해저케이블 공사
약 1조2000억원 규모, 준공 2030년 목표
한전, 내년 1분기 1단계 공사 발주 예정
LS전선 vs. 대한전선, 생산·포설 역량 경쟁
입찰 참여 요건 완화, 공동·분담이행 허용…복수 업체 참여 가능성
변압기·밸브·제어기 등 전력기기업계 핵심 설비 국산화도 속도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의 첫 사업이 내년 본격적인 발주 단계에 들어간다.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사를 놓고 LS전선이 해저케이블 생산·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대한전선도 생산시설과 포설선 확보 등에 속도를 내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밖에 전력기기 업체들은 송전망 구축에 필요한 변압기 등 설비의 국산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새만금과 경기 서화성을 잇는 525킬로볼트(kV)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1단계 공사를 내년 1분기 중 발주할 계획이다. 사업 구간은 약 220㎞로, 2기가와트(GW)급 직류 송전망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준공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해저케이블 제조와 포설을 포함한 발주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으로 거론되며,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전체 사업비는 약 11조~12조원으로 추산된다.
입찰 참여 요건은 기존보다 완화됐다. 한전의 입찰 방안에 따르면 525kV 해저케이블 상용화 실적이 없어도 초고압 교류(AC) 500kV 실적이 있으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공동·분담이행 방식도 허용해 복수 업체가 사업에 참여할 여지를 뒀다. 아울러 형식시험(Type test) 또는 사전 적격성 평가(PQ) 시험성적서 중 하나를 제출하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최초 납품 시점(2028년 6월)까지 실제 적용 규격에 따른 형식시험과 PQ 시험성적서를 확보하도록 했고, 유사 실적업체에는 성능보증 5년과 하자보증 5년을 합쳐 총 10년의 보증 기간을 적용한다.
국내 업체 가운데서는 LS전선이 앞선 생산 역량과 해저케이블 사업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LS전선은 강원 동해 사업장에 해저케이블 생산시설을 구축해 왔으며, 2025년 해저5동 준공으로 HVDC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4배 이상 확대했다. 올해 7월에는 국내 최초로 525kV·80℃급 HVDC 해저케이블의 PQ 시험을 통과했다. 기존 70℃급 제품보다 송전 용량을 최대 25%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해저6동 건설에도 착수했다.
케이블 제조뿐 아니라 해상 포설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을 통해 제조부터 포설까지 사업 역량을 확보했다. LS마린솔루션은 기존 포설선 GL2030의 케이블 적재량을 4000톤(t)에서 국내 최대 7000t으로 늘리는 개조를 마쳤으며, 1만3000t급 신규 HVDC 포설선도 건조하고 있다. 신규 선박은 2028년 운항을 목표로 한다.
대한전선은 생산시설 확충과 선박 확보로 추격에 나섰다. 충남 당진에 건설 중인 해저 2공장은 2027년 준공 목표로, 최대 640kV급 HVDC와 400kV급 HVAC 해저케이블 생산 설비를 갖출 예정이다. 187m 높이의 VCV 타워가 들어서며 가동 이후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은 현재의 약 5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월에는 최대 640kV급 케이블 2개 회선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전용 테스트센터도 구축했다.
아울러 2023년 확보한 포설선 팔로스에 이어 올해 5월 1만1000t급 대한커넥터까지 확보해 CLV(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 2척 체계를 갖췄다.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 자회사 대한오션웍스를 통해 운송과 포설 등 해상 시공 역량도 두루 갖추게 됐다. 이외에 한전이 추진하는 500kV HVDC 동해안~동서울 전력망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관련 사업 수행 경험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경쟁 열기는 지난 4일 개막한 ‘빛가람 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에서도 확인됐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525kV급 HVDC 해저케이블과 생산·시공 역량을 전시하며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HVDC 핵심 설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업계도 HVDC 국산화 실적·직류배전 설비 등 관련 기술을 공개했다.
HVDC 송전망은 교류(AC) 전력을 직류(DC)로 바꿔 장거리로 보낸 뒤 수요지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변환용 변압기와 밸브·제어기 등 전력변환 설비가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9월 500kV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개발 사업 참여 기업으로 효성중공업과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 등 4개사를 선정했다. 정부는 국비를 투입해 2027년까지 대용량 변환용 변압기의 설계·제작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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