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견제 적은 정상외교에 집중
北도 ‘대화’ 언급…긍정적 시그널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참패하면서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일단 북미대화가 오히려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회 권력을 민주당에 내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등 ‘이벤트 외교’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취지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5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2년 동안 의회의 감독 및 권한과 가능한 한 부딪히지 않는 정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벤트 외교는 의회로부터 큰 간섭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 민주당은 5일 현재 집계 기준 상원 100석 중 54석을 확보했고 하원도 과반을 훌쩍 넘겨 양원을 장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민주당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관세와 예산 등 국내 현안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운신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임기 후반 ‘업적’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의 메시지에도 변화의 조짐이 읽힌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선택지에는 분명 대화가 포함돼 있지만 이는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이익과 반드시 동일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전제로 내걸면서도 대화를 분명한 선택지로 언급한 것이다. 특히 북한이 그간 대화 조건으로 내세워 온 ‘핵보유국 인정’ 요구가 김 부장 담화에서 빠졌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올해 3월 개정헌법에 국무위원장의 핵무력 지휘권을 명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여러 차례 ‘뉴클리어 파워’로 지칭해왔다.
박 교수는 “핵보유국 지위까지는 아니지만 북한 핵을 인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언급을 자제함으로써 미국의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이 의도적으로 그런 발언을 삭제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간 김 위원장에게 꾸준히 손을 내밀어왔다. 그는 지난달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흥미진진한 만남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지난달 31일 북한이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의 우려 사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외교가 안팎에선 오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북미 접촉의 1차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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