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삶 묶어두는 일 지켜 보지 않겠다” 국가유산청 입장문 재반박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오세훈 시장은 5일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 재개발과 관련해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라’는 입장문을 내자 “유산 보호의 탈을 쓰고 주민의 삶을 무기한 묶어두는 일만큼은 더는 지켜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국가유산의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국가유산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은 낡은 도심을 새로 짓고 종묘에서 남산까지 녹지축을 여는 사업”이라며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22년째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지금은 국가유산청이 그 앞에 빗장을 걸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운4구역은 세계유산지구 밖에 있다”며 “국가유산청은 종묘 경관을 해친다는 억지 주장을 앞세워 법적 의무도 없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요하고, 인가 취소까지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공사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매장유산 심의마저 8월, 9월, 10월 석 달 연속 보류했다”며 “처음에는 사업계획 변경이 확정되면 다시 보겠다고 했다. 다음에는 현지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지조사를 마치자 유적을 제자리에 그대로 둬야 한다는 원위치 보존 원칙을 들고나왔다”며 “2024년 첫 심의 땐 일부 이전보존을 결정했었다. 공을 차 넣을 때마다 골대를 옮기는 심판에게 휘슬을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오 시장은 “기준이 없다는 사실은 국가유산청 스스로도 털어놓았다”며 “ 올해 1월에는 ‘1분기 내로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국내법에 의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법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고, 4일에는 앞으로 관리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지금까지 법적 근거도 기준도 없이 주민들을 묶어왔다는 자백”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런 심의는 심의라 부를 수 없다”며 “행정의 탈을 쓴 몽니다. 국가유산청은 그 몽니를 당장 멈추고, 합당한 법적 근거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심의하라”고 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 요구가 ‘행정갑질’이라고 비판하자 입장문을 내고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개발을 막기 위한 규제가 아니라 유산 보존과 개발사업의 합리적인 공존을 모색하는 제도”며 “소모적인 갈등을 멈추고 서울시 등 관계기관도 존중과 협력의 자세로 뜻을 함께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3일 열린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가유산청을 향해 “문화유산을 지킨다는 이유로 명확한 기준도 원칙도, 근거 규정도 없이 도시의 미래와 시민의 삶까지 멈춰 세워서는 안 된다”며 “명백히 법적 근거를 결여한 행정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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