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정무라인 “전체 공공기관 이전 가닥 나와봐야”

與 강준현 “부산 이전 않는 방향 결정된 듯” 발언

금융위원장 “안 하는 걸로 정리” 이어 연속 파장

이전 불가 기류 재확인…전 시장, 대응 관심 집중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이 지난 9월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세종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부산 이전과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재추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이 지난 9월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세종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부산 이전과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재추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놓고 금융위원장에 이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까지 ‘이전하지 않는 방향’을 언급하면서 난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는 “지금 낼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어서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발표를 기다리며 팔짱만 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헤럴드경제와 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 포럼에서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은 “산업은행은 (부산으로) 이전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금융감독원을 여의도에 모아 금융허브타운을 조성하고, 지역에는 동남권 등 권역별 투자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추진하다가 하지 않는 걸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가 논란이 일자 “국회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선 데 이어 여당의원 입에서 산은 이전 무산 가능성이 재차 거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 정무라인 한 인사는 5일 강 의원 발언에 대한 시의 입장을 묻자 “지금 낼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개인 발언이고, 기류가 그렇게 흘러가더라도 대응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가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대응을 못한다기보다 입장 낼 단계가 아니라 보고 있는 것”이라며 “전체 공공기관 이전의 가닥이 잡혀 나왔을 때 얘기해야지 지금 미리 입장을 내기는 곤란하다”고 했다.

또 여권에서 ‘산은 이전 불가’ 발언이 잇따르는 배경에 대해서는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하자는 대통령의 원칙이 공공기관 이전의 가장 큰 전제인데 그게 흔들리는 것 같다”며 “알짜만 빼놓고 금융기관을 보내자는 것은 원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3년 5월 국토교통부는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고시했지만, 본점을 서울에 둔다고 규정한 산업은행법을 바꾸는 개정안이 국회에 장기간 계류되면서 이전 작업은 멈춰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산은 이전이 아닌 ‘동남권투자은행’ 설립이었고,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은행 아닌 ‘공사’ 형태로 방향이 바뀌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3월 박형준 시장 재임 중 정부에 낸 2차 공공기관 이전 요구 명단에 산업은행을 포함했고, 전재수 시장은 지난 8월 31일 시정질문에서 시의원이 산은 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를 묻자 “산은 이전과 동남권투자공사는 별개 사안”이라며 “공식·비공식 채널을 총동원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전 시장은 지난달 27일 동부산 타운홀미팅에서는 “산업은행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된다면 부산으로 와야 하고, (정부가 최종적으로) 이전 안 한다고 하면 그건 방법이 없다”고 한발 빼면서 우려를 샀다.

이달 중 예고된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여권의 산은 이전 불가 기류가 재확인되면서 ‘해양·금융허브도시’를 표방하는 전재수 시장이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af20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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