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마데카 크림 1억개·대웅 이지듀 1000억 돌파

노브메타·차메디텍, 펩타이드·줄기세포 화장품 확장

아모레 “작용기전·인체 임상 입증된 기술만 낙점”

박송희 동국제약 상품기획부서장이 5일 ‘2026 바이오 코스메틱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박송희 동국제약 상품기획부서장이 5일 ‘2026 바이오 코스메틱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신약 개발 기술과 제약·바이오 연구 자산이 화장품 산업으로 빠르게 유입되며 ‘바이오 코스메틱’이 K-뷰티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랜 임상과 규제를 거쳐야 하는 전통 신약 개발의 한계를 넘어, 검증된 안전성과 고기능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기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동시에 꾀하려는 전략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5일 서울 동대문구 노보텔 앰베서더에서 ‘2026 바이오 코스메틱 미디어데이’를 열고 신약 밖에서 찾은 바이오 코스메틱의 기회와 사업화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제약사 기반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의약품 수준의 고순도 원료를 무기로 글로벌 누적 1000억원대 메가히트 성과를 낸 사례가 전면에 소개됐다.

동국제약은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주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TECA)을 2015년 화장품으로 연결하며 ‘센텔리안24’를 안착시켰다.

박송희 동국제약 상품기획부서장은 “마다가스카르 청정 지역에서 손으로 채취한 야생 병풀을 독일에서 250여가지 품질 검사를 거친 뒤, 7단계 정제 과정을 거쳐 순수 분말 형태의 테카(TECA)를 직접 추출해 독점 적용하고 있다”며 “대표 제품인 마데카 크림은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했으며, 최근 미국 아마존 모이스처라이징 카테고리 5위, 아이 트리트먼트 카테고리 1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 이지듀. 최은지 기자.
대웅제약 이지듀. 최은지 기자.

대웅제약 관계사 디엔코스메틱스는 국내 생명공학 신약 1호 성분이자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일반명(INN)에 등재된 ‘DW-EGF’를 접목한 브랜드 ‘이지듀’의 실적을 공개했다.

이지혜 디엔코스메틱스 본부장은 “효과가 없는 제품은 출시하지 않는다는 제약사의 원칙을 바탕으로 인체 동일 구조, 229나노미터 나노 리포좀 공법, 의약품 기준 고순도 고집 등 3대 원칙으로 원료를 다룬다”며 “고객 피부 고민에 맞춘 기미 앰플은 누적 매출 900억원, 4색 기미를 커버·케어하는 기미 쿠션은 누적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올해 4월 선보인 다운타임(피부 손상 회복기) 케어 라인 ‘EGFX’는 6개월 만에 50억 원을 기록했으며 내년 미국 세포라 입점을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바이오그룹 에버셀. 최은지 기자.
차바이오그룹 에버셀. 최은지 기자.

차바이오그룹 계열 차메디텍은 2008년부터 축적해 온 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이성진 차메디텍 전무는 “초창기 배아줄기세포 배양액 상용화 당시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아 부침을 겪었지만, 2016년부터는 안전성을 확보한 성체 줄기세포(코드 스템)를 표피 줄기세포로 3~4주간 분화시키는 독자 기술을 정립했다”며 “차병원 피부과와의 산학연병 에코시스템을 통해 줄기세포 배양액 내 핵심 유효 단백질인 ‘니도젠(Nidogen)’의 피부 장벽 강화 효과를 규명하고 이를 화장품 브랜드 ‘에버셀’에 적용했다”고 전했다.

신약 개발 벤처들 역시 보유 파이프라인의 작용 기전을 살려 뷰티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노브메타파마는 희귀 유전성 근육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CLIC1’ 저해 합성 펩타이드의 미토콘드리아 기능(ATP 생성) 개선 및 항염증 기전을 활용해 피부 세포 재생용 스킨부스터를 개발 중이며, 노바셀테크놀로지는 아토피·안구건조증 파이프라인에서 입증된 염증 해소(Pro-resolution) 펩타이드를 바탕으로 트러블 케어 화장품과 차세대 콜라겐 필러를 개발하고 있다.

박원석 아모레퍼시픽 R&I 선행연구 상무가 5일 ‘2026 바이오 코스메틱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박원석 아모레퍼시픽 R&I 선행연구 상무가 5일 ‘2026 바이오 코스메틱 미디어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제공]

화장품 대기업은 바이오 기술의 제품화를 위한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 박원석 아모레퍼시픽 R&I 선행연구 상무는 “바이오는 단순 표시광고 라벨이 아니라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증명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흥미로운 발견 단계의 기술과 실제 제품이 되는 기술의 차이는 명확한 작용 기전(MoA)과 인체 임상 근거의 유무에 있다”고 짚었다.

박 상무는 화장품 기업이 바이오 기술을 선택하는 5대 기준으로 ▷명확한 표적 및 작용 기전 ▷분자·세포를 넘어선 인체 적용 시험과 피부 바이오마커 검증 ▷피부 투과율과 제형 내 안정성 및 양산성 ▷절대적인 안전성 ▷기존 기술 대비 유의미한 효능 차별성을 꼽았다.

그는 “앞으로 피부 자체 회복력 강화와 함께 노화 특성 14가지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스킨 롱제비티(피부 장수)’,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인포메틱스 기술이 융합된 고기능성 더마 제품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벤처에서 개발한 정말 좋은 컴파운드(화합물)를 이용한 화장품들이 마케터를 잘 찾지 못해 유망하게 뻗어나가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며 “협회 차원에서 혁신 기술들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산업계와 매체, 인플루언서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silverpaper@heraldcorp.com
Google News Icon
Google News 에서 헤럴드경제 팔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