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HN, 국내 최초 마이크론 전략 공급사 선정
마이크론 수주 1134억…약 70% 내년 이월
에코프로CNG, 북미 원료 확보…4분기 풀가동 기대
인니 제련소 가동률 80% 회복…내년 신규 양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에코프로그룹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전략 공급사로 선정되고 북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는 등 해외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국내 설비 공급업체 중 처음으로 마이크론의 전략 공급사에 이름을 올렸고, 에코프로CNG는 북미 주요 고객사로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원료를 확보해 4분기 공장 풀가동을 추진한다.
에코프로그룹은 5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계열사별 사업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지난달 마이크론이 개최한 ‘서플라이어 데이’에서 전략 공급사 11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국 설비 공급업체 가운데 처음이다.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미국과 아시아 등에서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처리하는 설비를 공급하며 마이크론과 거래를 늘려왔다.
현재 확보한 마이크론 관련 주요 수주 규모는 총 1134억원이다. 싱가포르 반도체 공장 관련 936억원과 미국 아이다호 공장 관련 198억원이다.
올해 3분기 말까지 매출 반영률은 약 13%이며, 4분기에는 약 19%가 추가로 반영될 전망이다.
최진영 에코프로에이치엔 경영관리팀장은 “나머지 약 70% 정도가 내년 수주 잔고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마이크론과 추가 설비 공급 및 유지보수 계약도 논의하고 있다. 신규 공장에 들어가는 설비뿐 아니라 기존 설비의 운영과 보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요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승욱 에코프로에이치엔 연구기획팀장은 “대형 신규 고객인 마이크론을 확보한 이후 단기적인 고객 확대보다는 해당 고객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 체계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사업 확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올해 3분기 매출은 5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386.3% 늘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주요 반도체 고객사가 HBM 생산을 위한 첨단 패키징 공정을 확대하면서 에코프로에이치엔의 ‘MCF 필터’를 해당 공정에 단독 채택했다. MCF는 반도체 공장 내부의 공기 중 화학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필터로, 전체 제품을 교체하지 않고 내부 여과재만 바꿔 재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소재 사업 진출을 위해 충북 오창캠퍼스에 준양산 설비를 구축했다. 내년에는 최종 고객사 승인을 받는다는 목표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담당하는 에코프로CNG도 북미 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조장훈 에코프로 경영관리실장은 “최근 북미 주요 OEM 등으로부터 대규모 피드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이번 4분기부터 공장 풀 가동 및 가파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여기서 피드(Feed)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에 투입되는 원료를 뜻한다. 에코프로CNG는 이를 가공해 니켈과 코발트, 리튬 등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을 한다.
에코프로그룹은 최근 북미 고객사와 블랙매스 위탁가공 계약도 체결했다. 고객사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 금속을 추출·가공한 뒤 다시 돌려주는 방식이다.
미국의 배터리 핵심 광물 수출 규제 강화도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월부터 블랙매스의 해외 반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가공한 금속을 미국으로 재반입하는 경우 일정 조건에 따라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리튬과 전구체, 양극재 생산까지 연결하는 ‘클로즈드 루프’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재활용한 금속을 그룹 내 계열사들이 다시 배터리 소재로 가공해 고객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폭우에 따른 토사 유출 사고로 가동률이 떨어졌던 그린에코니켈(GEN) 등 기존 제련소는 가동률을 약 80%까지 끌어올렸다.
새롭게 투자 중인 BNSI 제련소는 내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기존 제련소의 생산 정상화와 신규 설비 가동을 통해 니켈 원료 확보 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그룹 전체의 수익성은 여전히 부담을 안고 있다. 에코프로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92.5% 줄었고, 당기순손익은 1351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에코프로는 신규 고객사 공급 확대와 제련소 가동률 회복에 힘입어 4분기 매출이 3분기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조장훈 에코프로 경영관리실장은 “3분기 금속 가격 하락에 따른 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와 환율 여파가 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단기적인 손익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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