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다문화가정 아동 등 14명 피해…학부모들 엄벌 촉구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강원 강릉의 한 어린이집에서 만 1세 안팎의 원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교사 5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방공소청 강릉지청은 전날 강릉의 한 어린이집 교사 5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구속,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경찰은 원장과 교사 등 총 7명을 송치했으며, 공소청은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어린이집 원아들을 상대로 신체적·정서적 학대와 방임을 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해당 어린이집 원아는 총 19명으로, 장애·다문화가정 아동을 포함한 14명이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아 전담 어린이집으로 피해 아동 연령대는 만 1세가 주를 이뤘다.

지난 8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어린이집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수사를 벌였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약 두 달간의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비대위에 속한 8가정의 자녀들에게서 신체적 학대 정황 500여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한 아동에게서 300건이 넘는 학대 정황이 발견됐으며, 다른 아동들에게서도 각각 수십건이 확인됐다.

CCTV에는 교사가 아동의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고 장난감을 입에 밀어 넣거나 물건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고 폭행으로 울던 아이를 구석에 방치하는 정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사들이 혼자 놀던 아이를 공으로 밀쳐 넘어뜨리고, 자리에 앉지 않는 아이의 등을 주먹으로 때린 장면도 있었다. 이 외에도 식사 중 포크로 머리를 때리거나 크레파스로 이마를 찌르는 등의 학대 정황도 담겼다.

비대위는 직접적인 폭행뿐 아니라 옆에서 폭행 장면을 목격한 아동들의 정서적 피해까지 인정되면 학대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학부모들은 사건 이후 일부 피해 아동이 잠을 자다가 부모가 곁에 있는지 확인하거나 다른 사람을 꼬집고 발로 차는 등 이전과 다른 행동을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학부모도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불면 등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피해 아동 중 일부는 부모가 직접 돌보거나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겼다.

비대위는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피해 아동 부모들에게 직접 사과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으면서 선처를 구하는 반성문과 탄원서를 받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한 사람들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하며 엄중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릉시는 사건을 인지한 뒤 피해 아동 보호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아동학대 피해 전담 의료기관에 진료를 의뢰했다. 현장 점검을 통해 원장과 보육교사 등을 분리하도록 지도하고 관련 교육도 진행했다.

해당 어린이집은 교사 퇴사 등을 이유로 현재 휴원 중이다. 시는 아직 별도의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법원 판결 이후 관련 법령에 따라 어린이집 운영 정지나 폐쇄 명령, 원장과 보육 교직원에 대한 자격정지 또는 자격 취소 처분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어린이집 CCTV 영상정보 60일 보관 의무 위반을 확인해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시는 형사재판 진행 상황을 살피면서 판결 전 가능한 행정조치와 아동학대 신고 의무 위반 여부 등도 검토하고 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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