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자금 중단에 신규 투자 유치도 실패

2027년 ‘LIV 2.0’ 출범 포기, 정리 절차 돌입

파산보호 신청 두 달 만…선수 거취 불투명

지난 7월 23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우톡시터의 JCB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 LIV 골프 영국 대회를 앞두고 ‘LONG LIV GOLF’(LIV 골프여 영원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출범 4년 만에 해체를 결정한 LIV 골프의 운명과 대비돼 씁쓸한 아이러니를 남긴다. [게티이미지]
지난 7월 23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우톡시터의 JCB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 LIV 골프 영국 대회를 앞두고 ‘LONG LIV GOLF’(LIV 골프여 영원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출범 4년 만에 해체를 결정한 LIV 골프의 운명과 대비돼 씁쓸한 아이러니를 남긴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남자 프로골프계를 뒤흔들었던 LIV 골프가 출범 4년 만에 해체를 결정했다. 50억 달러(약 7조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지 못한 채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AP통신과 AFP통신 등은 6일(한국시간) LIV 골프가 미국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 심리에서 리그 운영을 종료하고 자산 정리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LIV 골프 측 법률대리인 매슈 윌리엄스 변호사는 5일 열린 심리에서 “채무자들은 더 이상 LIV 2.0 계획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 가치를 최대한 보전하는 방향으로 사업 정리 절차에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LIV 골프는 지난 9월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한 뒤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해 2027년 ‘LIV 2.0’으로 재출범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대 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했던 BC파트너스 크레디트와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주요 선수들의 참가 여부와 계약 조건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LIV 골프는 공식 성명을 통해 투자 협상이 종료됐으며 질서 있는 사업 정리 절차로 전환한다고 확인했다.

지난 8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뉴욕 대회 3라운드 당시 코스에 설치된 LIV 골프 안내 표지판.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출범한 LIV 골프는 4년여 만에 해체를 결정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게티이미지]
지난 8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뉴욕 대회 3라운드 당시 코스에 설치된 LIV 골프 안내 표지판.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출범한 LIV 골프는 4년여 만에 해체를 결정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게티이미지]

2022년 출범한 LIV 골프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거액의 계약금으로 영입했다. 기존 PGA 투어와 차별화한 경기 방식과 단체전을 도입하며 세계 골프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에도 재정적 자립에는 실패했다. PIF는 4년여 동안 5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지만 지난 4월 자금 지원 중단 방침을 밝혔다. LIV 골프는 전 세계에서 62개 대회를 개최한 끝에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리그 해체가 결정되면서 소속 선수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켑카는 이미 PGA 투어에 복귀했고, 욘 람과 티럴 해턴,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도 LIV 골프를 떠나 기존 투어에서 활동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PGA 투어 복귀에는 선수별 자격과 제재 규정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지난 8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의 채텀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인디애나폴리스 대회 최종일, 시즌 개인전 챔피언에 오른 욘 람(스페인)이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LIV 골프가 해체를 결정하기 전 이미 리그를 떠난 람은 DP 월드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게티이미지]
지난 8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의 채텀힐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LIV 골프 인디애나폴리스 대회 최종일, 시즌 개인전 챔피언에 오른 욘 람(스페인)이 갤러리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LIV 골프가 해체를 결정하기 전 이미 리그를 떠난 람은 DP 월드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예정이다. [게티이미지]

한편 LIV 골프에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해체 발표 하루 전인 4일 아부다비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LIV 골프가 기존 프로골프 질서를 흔들었다고 비판했다.

매킬로이는 “그들은 선수들을 빼앗았고 스폰서들도 빼앗았다. 프로골프를 군비 경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매킬로이는 LIV 골프의 등장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크게 상승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수익을 얻지 못하거나 다른 곳에 돈을 투자하기로 결정한다면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남자 프로골프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자금으로 기존 투어에 도전했던 LIV 골프가 사업 종료를 결정하면서 세계 남자 프로골프계도 새로운 재편 국면을 맞게 됐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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