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토론회서 ‘K-노동복지회의소’ 설계안 공개

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1400명 중 85.9% “노동공제회 필요”

법정 공제기구는 퇴직공제·실업부조, 민간은 권리구제·조직화

배달 라이더 이미지[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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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배달기사와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가운데 특정 업체에 대한 일감 의존도가 높은 직종부터 퇴직공제 가입을 의무화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법정 노동공제기구 ‘K-노동복지회의소’에 기업과 노동자가 공제금을 절반씩 내는 방식이다. 의무가입 대상에서 빠진 노동자는 기업 동의 없이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6일 한국플랫폼 프리랜서 공제회가 전날 국회도서관에서 주최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공제 제도화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이 같은 제도 설계안을 발표했다. 연구에는 정 교수와 권오성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남우근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장, 장진희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전속성 높은 직종부터…기업엔 세제 혜택, 노동자엔 소득공제

연구진은 제도 도입 초기 가입 대상을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등 1인 도급 형태로 일하는 비임금노동자로 설정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노동조합을 조직하기 어렵고 노동관계법과 기업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소규모 사업장 임금노동자의 퇴직급여 사각지대는 퇴직연금 확대 등 별도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봤다.

퇴직공제 가입을 자율에 맡기면 기업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참여를 꺼릴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이에 노무제공자와 사업주가 산재보험료를 나눠 내는 방식을 참고해 퇴직공제금도 절반씩 부담하자고 제안했다. 전속성이 높은 직종부터 적용해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고, 도입 초기에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노동자에게는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담았다.

의무가입 대상에 들지 않는 직종은 임의가입을 허용하되 기업이 참여하지 않아도 노동자가 단독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납부액을 낮추고 소득공제를 적용하자는 제안이다. 연구진은 의무가입 대상 직종과 비용 분담 기준 등을 정할 법적 근거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공제법’ 제정안을 제시했다.

설문조사에서는 실업부조와 퇴직공제에 대한 수요가 컸다. 최근 6개월 이내 플랫폼이나 직접계약으로 일감을 수행한 1400명에게 물은 결과 85.9%가 노동공제회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우선 도입할 사업으로는 실업부조(69.6%)와 퇴직공제(61.2%)가 가장 많이 꼽혔다. 조사에는 플랫폼 노동자 1021명과 프리랜서 379명이 참여했다.

법정 기구는 공통 급여…민간 공제회는 업종별 복지·권리구제

연구진은 K-노동복지회의소의 조직 형태로 공익재단이나 특별법인을 제시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처럼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하면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지만 사업 운영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노동자와 기업이 기금을 조성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구조를 고려하면 공익재단 방식이 적합하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K-노동복지회의소와 민간 공제회의 역할도 나눴다. 법정 기구는 퇴직공제와 실업부조 등 공통 급여를 운영하고 재정과 가입 자격을 관리한다. 민간 공제회는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업종별 상해·질병 공제와 권리구제, 노동자 조직화를 맡는다. 법정 기구 가입자가 민간 공제회에도 가입해 업종별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중 멤버십’도 협력 방안으로 제시됐다.

민간 공제회의 재원과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도 나왔다. 플랫폼 서비스 거래금액의 일정 비율을 복지기금 재원으로 조성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한 민간 공제회를 법정 노동공제회로 인정할 수 있도록 법에 명시하자는 것이다. 정 교수는 중앙 공제기구가 공통 급여를 맡고 민간 공제회가 업종별 복지와 권리구제를 담당하는 구조가 노동자들의 수요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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