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월 집값 상승률, 지정 정량요건 상회

반도체벨트 가격 뛰자 비규제지역도 상승

국토부 “당장 지정 계획 없어…상시점검”

경기도 외곽까지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지난 9월 기준 34개 지역이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정량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산업을 배후로 한 경기 남부의 집값 상승세가 인접 지역으로 번지면서 규제 사정권에 들어온 지역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당장 추가 규제지역을 지정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6일 국가데이터처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9월 경기도에서 주택가격 상승률이 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0.1%)의 1.5배인 0.15%를 넘어선 지역은 총 34곳으로 집계됐다. 안산시 상록구, 평택시, 이천시, 여주시, 김포시, 고양시 일산동·서구, 파주시, 포천시, 동두천시 등 10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의 주택 가격이 뛰면서다.

특히 이미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15곳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군포시는 지난 7~9월 주택가격지수가 101.09에서 104.08로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수 기준 상승률은 약 2.96%로, 경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약 30배에 달한다. 화성시 병점구(2.69%), 수원시 권선구(2.46%), 안양시 만안구(1.61%), 남양주시(1.52%), 부천시 원미구(1.45%)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에는 낮은 물가상승률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7~9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규제지역 지정의 정량요건을 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더라도 특정 지역에 집중됐던 집값 상승세가 비규제지역인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요인이다.

이번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정량요건을 충족한 지역 상당수는 지난해 정부가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당시만 해도 집값이 하락하거나 상승세가 미미했던 곳들이다. 군포시는 지난해 9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0.05%였고, 수원시 권선구도 -0.03%를 기록했다. 당시 수원에서 유일하게 규제지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던 곳이 권선구였다.

이후 수원시 영통구와 화성시 동탄구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과 사내대출 등을 활용한 주택 구매가 급증하자 핵심 지역의 높아진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탄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수요가 병점으로, 영통에서 집을 구하기 어려운 수요가 권선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국토부도 이 같은 경기 외곽의 집값 상승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정량 요건뿐 아니라 집값 상승세의 지속 기간과 시장 과열 정도 등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경기 남부 집값 상승의 배경으로 거론되는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과 사내대출 등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장 추가 규제지역을 지정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 당장 특정 지역을 추가로 규제지역으로 지정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상시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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