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메이슨 FISITA CEO 단독 인터뷰
기존 차 업체들, 빠르게 변화·경쟁해
현대차, 기업들이 협력을 원하는 회사
“中 부상, 40년 전 韓 세계 진출 닮아”
車 미래는 AI…수소 인프라 투자 강조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이 뒤처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세계적인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크리스 메이슨 세계자동차공학회연합(FISITA) 최고경영자(CEO)는 5일 경기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 기업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기술 수준을 낮게 평가할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메이슨 CEO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추구하는 미래는 비슷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기술적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 미국 기업들이 바라보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상당히 비슷하지만, 미래에 도달하는 방법은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와 기존 완성차 업체 간 기술 격차에 관해서도 “순수 전기차 분야에서 새로운 기업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기존 자동차 기업들 역시 빠르게 변화하며 경쟁하고 있다”며 “자동차 기업마다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과 집중하는 분야가 다를 뿐”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해서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선도기업이라며 높은 평가를 내놨다. 메이슨 CEO는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매우 강한 입지를 갖고 있다”며 “선도기업이자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이 협력하고 싶어 하는 회사 중 하나다. 유럽인의 시각에서 외부를 바라보면 한국 자동차 산업이 국제적으로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더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현대차그룹과 FISITA가 지난 4일부터 이틀간 경기 화성시 롤링힐스 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FISITA 월드 모빌리티 서밋 2026’을 계기로 이뤄졌다. 격년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올해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보쉬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경영진과 기술 책임자들이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1948년 설립된 FISITA는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기술 교류와 협력을 이끄는 국제기구다. 현재 김창환 현대차·기아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이 한국인 최초로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서밋도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됐다.
메이슨 CEO는 영국 자동차산업협회(SMMT)에서 14년간 활동한 뒤 2014년 8월부터 FISITA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메이슨 CEO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급성장에도 주목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산업이 단기간에 이룬 발전은 놀라울 정도로 인상적”이라며 “특히 기존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해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빠르게 진행하는 이른바 ‘차이나 스피드’가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차가 세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배경으로는 가격 경쟁력과 높아진 기술 수준을 꼽았다. 다만 중국차의 부상을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직결시키지는 않았다.
메이슨 CEO는 “30~40년 전에는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며 “당시 세계 각국이 한국과 일본 자동차 산업의 등장에 적응했던 것처럼 이제는 한국 기업들도 중국 자동차 산업의 부상에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도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에 투자하고 세계시장에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면서 경쟁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수소 산업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이슨 CEO는 “수소가 미래 모빌리티의 한 축을 담당하려면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수소를 동력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기술 발전을 어떻게 뒷받침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가장 크게 바꿀 기술로는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그는 “AI가 자동차 산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지난 5년간 AI가 발전한 속도를 보면 앞으로 5년 동안 모빌리티 분야에서 AI 기술이 한층 성숙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메이슨 CEO는 전동화와 AI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업 간 협력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자동차 기업들이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기반 기술은 함께 개발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이번 서밋에서 가장 강조된 메시지도 글로벌 협력이다. 기술 전문가들이 서로 배우고 지식을 나누는 것은 지난 100여 년간 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