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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포기할게요. 1억2000만원.”
올해 봄 20대 직장인 ‘시오리’(@c.ori.money, 인스타그램 활동명) 부부는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 20평대를 20억원대 후반에 매수하기로 했었다. 약정금 1억원을 먼저 지급했고, 기존 주택 처분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매도인에게 월세 보상금 2000만원도 별도로 건넸다.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위한 서류까지 준비된 상태였다.
그런데 이들은 마지막 단계에서 마음을 바꿨다. 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시오리는 “당시 세제 개편 논의가 이어지면서 강남권에서 더 좋은 조건의 매물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앞으로 수십억원의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했다.
경기 용인 수지, 성남 분당 집을 처분하면서 서울 갈아타기에 나선 이들의 종착지는 반포였다. 20억원대 아파트를 찾던 두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40억원대 반포 아파트로 들어가게 됐을까.
현금 20억 들고 임장, 1년 넘게 돌아다녔다
시오리 부부가 다음 집을 찾기 시작한 건 첫 집을 매수한 직후부터다.
결과적으로 수지와 분당 아파트 모두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당시 선택에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첫 집을 마련할 때 더 많은 지역과 단지를 비교했다면 처음부터 더 좋은 주택을 살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었다.
시오리는 “첫 집에 100% 만족하지는 못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1년 넘게 임장을 다녔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서울을 목표로 삼았다. 부부가 돌아본 지역은 옥수·잠실·개포·대치·청담·성수 등이다. 옥수에서는 옥수하이츠 84㎡(이하 전용면적)을, 개포에서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59㎡를 살펴봤다. 대치 도곡렉슬과 청담자이, 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도 후보에 올렸다.
지역마다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집의 크기와 연식은 달랐다. 옥수에서는 30평대 아파트를 살 수 있었지만 강남권으로 들어갈수록 선택 가능한 평형이 줄었다. 부부는 가격뿐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가치와 거주 여건까지 비교했다.
당시 부부가 기존 주택을 처분해 마련할 수 있는 현금은 약 20억원이었다. 여기에 은행 대출을 더해 서울 상급지 진입을 계획했지만 강화된 대출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다. 이어 10·15 대책에서는 주택가격에 따라 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해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빌릴 수 있도록 했다. 부부가 눈여겨보던 20억원대 후반 아파트는 최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했다.
“저는 40~50대보다 현금 자산은 훨씬 적지만, 고소득이라는 장점이 있었어요. 좋은 집을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레버리지인데, 그걸 막아버렸잖아요. 당시에는 정말 암담했고 너무 속상해서 울기까지 했어요”
오죽하면 경매로 눈을 돌리기까지 했다. 일반 주택 매수와 달리 경매 낙찰자금 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며 법원까지 찾아다닐 정도였다. 여러 고민 끝에 장기보유할 집을 사기로 결정했고, 그때 성수동이 눈에 들어왔다.
“10년은 갖고 가자”…트리마제를 고른 이유
트리마제를 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시오리는 향후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이 완료되면 성수동 일대가 대규모 신축 주거지로 바뀌면서 지역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봤다. 약점으로 꼽히는 학군 역시 새로운 주거단지가 들어서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시오리는 “30억원짜리 집을 사면 다음 갈아타기는 40억원대로 해야 하는데, 5년 안에 근로소득만으로 10억원을 더 모으기는 어렵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장기적으로 가치가 더 높아질 지역에 들어가 10년 정도 보유할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선택한 아파트가 트리마제 20평대였다. 당시 매수하기로 한 가격은 20억원 후반이었다. 매도인과의 약정도 비교적 빠르게 진행됐다. 올해 4~5월께 부부는 매매에 합의하고 약정금 1억원을 지급했다. 기존 주택을 처분한 뒤 잔금을 치러야 하는 만큼 매도인에게 잔금 일정을 길게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기다려준 답으로 3개월치 월세에 해당하는 2000만원도 줬다.
그 이후 부부는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준비했다. 관련 서류도 마련됐고, 중개업소를 방문해 도장을 찍는 절차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부부는 끝내 그 도장을 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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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1023
다음 편에서는 매도인에게 20억원을 빌리는 조건으로 반포 아파트 매수를 추진한 시오리 부부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월 이자만 833만원에 달하는 빚을 20대 부부는 어떻게 감당하려 했을까?
qu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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