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계약 평당 평균 보증금 분석…서울 18개구 상승
동대문 25.18%·중구 17.66%·마포 13.76% 올라
아파트 매물 부족에 빌라도 전세 수요 우위
전문가 “공기 짧은 비아파트 공급 확대 필요”
[헤럴드경제=윤승현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연립·다세대주택에서도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며 전세보증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동대문구는 1년 새 신규 전세보증금이 25% 넘게 뛰었다.
8일 헤럴드경제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플래닛에 의뢰해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전용면적 3.3㎡(평)당 평균 전세보증금(신규 계약 기준)을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평당 보증금은 2209만67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2123만7600원보다 4.05% 오른 금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월에는 평당 보증금이 2094만3800원 수준이었지만, 같은 해 8월에는 2061만4200원으로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올해 1월 2123만7600원이었던 평당 평균 보증금은 2월에 약간 낮아진 뒤 3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6월부터 8월까지 2200만원대를 기록했다. 올해 8월 보증금은 지난해 같은 달(2061만4200원)과 비교하면 7.19% 높은 수준이다.
자치구별로는 동대문구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올해 8월 서울 25개 자치구 중 18곳에서 신규 빌라 전세 계약의 평당 평균 보증금이 지난해 동월보다 높아졌다. 동대문구는 지난해 8월 2060만8200원이었던 평당 보증금이 올해 2579만7300원으로 25.18% 뛰었다. 1년 만에 평당 약 519만원이 오른 셈이다. 전용면적 40㎡ 주택으로 단순 환산하면 보증금 차이가 약 6290만원에 달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두 자릿수 상승률이 잇따랐다. 중구는 지난해 8월 2340만9600원에서 올해 2754만2800원으로 17.66% 올랐다. 같은 기간 ▷마포구 2338만8100원→2660만5700원(13.76%) ▷강서구 1607만6600원→1822만7000원(13.38%) 등도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성북구(12.03%), 강동구(11.46%), 강북구(11.00%) 등에서 평균 보증금이 크게 올랐다.
이는 아파트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에 일부 임차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아파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비아파트 전세 수요도 늘어나며 서울 전세시장 전반의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97.7로 공급 우위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올해 1월 105.5에서 가파르게 올라 지난 7월 127.5를 찍고, 9월에도 124.0을 기록했다. 비아파트 전세 시장에서도 수요 우위가 뚜렷해졌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1월 96.9에서 올해 1월 103.6으로 올랐고, 지난 9월에는 111.7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아파트는 물론 빌라 시장까지 전세 가격이 오르자 신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연립주택 전세가격지수 누적 상승률은 4.72%로 전국 평균(1.83%)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수도권 안에서도 인천이 0.26% 하락하고, 경기가 1.14% 상승하는 데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누적 상승률 0.99%와 비교해도 오름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공급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전세사기 때문에 빌라를 피했지만,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비아파트로 향하는 수요가 생겼다”며 “공급이 없으면 풍선효과는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지금까지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감소하고 있던 건 사실이지만, 비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짧은 만큼 공급 개선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최근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제도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데, 정책 효과가 잘 발현된다면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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