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환자 200명, 비타민E 200IU로도 간 수치 38%↓

임상 16건 종합도 간 수치 개선…고용량은 피해야 한다는 경고도

간 섬유화·장기 효과는 아직 몰라…단정은 일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이 나왔는데, 먹을 약은 없을까?’

지방간은 가장 흔한 만성 간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성인 5명 중 1~3명꼴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비만, 당뇨, 고지혈증이 있으면 간에 지방이 쌓인다. 일부는 간에 염증이 생기고 딱딱해지는 섬유화로 이어진다.

치료의 기본은 식사 조절과 운동이다. 최근 지방간염 치료제가 잇따라 나왔지만, 값이 비싸 오래 쓰기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틈에서 오랫동안 거론된 영양제가 ‘비타민E’다. 산화를 막는 성분이라 간세포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다.

하지만 그동안 효과를 확인한 연구는 하루 800IU 이상의 고용량을 쓴 경우가 많아 오래 먹어도 괜찮은지에 대한 걱정이 따라다녔다.

그런데 올해 해외 학계에서 이 용량 문제를 두고 눈길을 끄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영양제. [게티이미지뱅크]
영양제. [게티이미지뱅크]

비타민E, 4분의 1만 먹어도 간 수치 내려가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등 9개 병원 연구팀은 지난 6월 국제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에 지방간 환자 200명에게 비타민E를 용량별로 먹인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자들은 간에 지방이 많고, 간 수치(ALT)가 60 이상으로 높은 사람들이었다. 평균 나이는 47세다.

연구팀은 이들을 네 무리로 나눠 천연 비타민E를 하루 200IU, 400IU, 800IU씩 먹이거나 가짜 약을 24주 동안 먹였다.

실험 결과, 간 수치는 200IU를 먹은 사람들이 38%, 400IU와 800IU를 먹은 사람들이 각각 36% 줄었다. 가짜 약을 먹은 사람들은 12% 줄었다.

가장 적은 양의 비타민E를 먹은 사람들도 많이 먹은 사람들과 비슷하게 간 수치가 내려갔다.

지방간. [게티이미지뱅크]
지방간. [게티이미지뱅크]

간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온 사람도 비타민E를 먹은 쪽에서 더 많았다. 200IU를 먹은 사람의 49%, 800IU를 먹은 사람의 50%가 정상 범위에 들었지만, 가짜 약을 먹은 사람은 22%에 그쳤다.

복용을 끊은 뒤 24주 동안 지켜봤을 때도 비타민E를 먹었던 사람들의 간 수치는 시작 때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했다. 부작용은 가짜 약을 먹은 사람들과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결과가 “800IU 이상 고용량을 먹어야만 효과가 있다는 통념을 흔드는 결과”라고 적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만으로 200IU가 800IU만큼 효과가 있다고 결론 내리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영양제 [123RF]
영양제 [123RF]

효과 있지만 고용량은 피해야

비타민E가 간 수치를 낮춘다는 결과는 다른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이란 샤히드베헤슈티 의대 등 연구팀은 지난 6월 국제학술지 영양과 대사(Nutrition & Metabolism)에 지방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16건을 종합한 결과를 발표했다.

비타민E를 먹은 사람들은 ALT를 비롯한 간 수치 4가지가 모두 유의하게 내려갔다. 효과는 12주 넘게 먹었을 때와 비만인 사람에게서 더 뚜렷했다.

연구팀은 그러면서도 하루 400IU 이상의 고용량 비타민E는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기존 분석을 들어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같은 연구팀은 앞서 5월 국제학술지 리피즈(Lipids)에 임상시험 12건, 1166명을 종합해 비타민E가 지방간 환자의 중성지방을 낮췄다는 분석도 내놨다. 중성지방은 비교적 적은 양을 오래 먹었을 때 더 많이 내려갔다.

간 수치 개선이 곧 지방간이 낫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란 연구팀은 지금까지의 근거로는 비타민E가 간 섬유화 진행이나 장기적인 간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천연형인지 합성형인지도 따져야

이번 미국 임상에서 쓴 비타민E는 천연형(d-알파토코페롤)이다.

미국 연구팀은 시중 제품 상당수가 합성형(dl-알파토코페롤)이고 몸속에서 다르게 대사될 수 있기 때문에 합성형도 같은 효과를 낼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연구팀은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먹거나 출혈 위험이 있는 사람, 전립선암 고위험 남성을 시험에서 제외했다.

또한 두 연구팀은 비타민E가 식사 조절과 운동을 대신할 수는 없고, 함께 쓰는 보조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참고논문

DOI : 10.1097/HEP.0000000000001797

논문 정보 : Dasarathy S, Mitchell EP, Wilson LA, et al. Vitamin E dosing study (VEDS) in patients wit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with elevated aminotransferases: a multicenter,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trial. Hepatology. Published online June 9, 2026.

DOI : 10.1186/s12986-026-01158-5

논문 정보 : Karimi M, Abidi M, Gholamian R, et al. Vitamin E administration reduces liver enzyme levels in patients wit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evidence from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Nutr Metab (Lond). 2026;23:105.

DOI : 10.1002/lipd.70042

논문 정보 : Karimi M, Abidi M, Aghaei A, et al. Efficacy of vitamin E on lipid profile in patients wit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Lipids. Published online May 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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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dn11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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