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용수·토지 부담 등 문제 제기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반발이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유럽 15개국의 시민·환경단체 100여곳이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 행동에 나선다.
5일(현지시간) 유로뉴스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톱 더티 데이터센터(Stop Dirty Data Centres)’는 6~7일 이틀간 유럽 각지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와 집회 등을 진행한다. 아일랜드와 폴란드, 덴마크, 핀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에서 행사가 예정돼 있다.
이들은 환경·사회적 영향에 대한 명확한 규제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유럽 내 신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요구하고 있다.
주최 측은 데이터센터 확대로 지역사회와 공공 인프라, 토지와 물·에너지 사용, 주거, 일자리, 생활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는 폴란드 바르샤바 의회 앞 시위와 아일랜드 더블린 행진, 덴마크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앞 집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데이터센터 예정지 인근 교육 행사 등 다양한 형태로 열린다.
이번 공동 행동은 미국 중간선거 직후 진행된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전력·용수 부담과 환경 문제 등이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고, 데이터센터 확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후보들의 승리도 이어졌다.
이번 범유럽 시위를 조율하는 오언 에스플리는 “에너지와 물, 토지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맞서온 유럽 각지의 지역사회와 시민사회가 함께 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미국 중간선거 결과 역시 미국과 유럽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우려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행동에는 프렌즈 오브 디 어스와 그린피스, 폭스글로브, 기후정의대학연합 등 환경·시민단체들이 참여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과 탄소 배출 증가도 반대 운동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가디언은 독일 생태연구소(Öko-Institut) 연구를 인용해 AI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량이 2030년까지 2023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환경 문제 외에도 AI 챗봇이 정신건강에 미칠 영향과 AI에 따른 일자리 감소 가능성, 주택난이 심각한 지역에서 주택 대신 데이터센터 개발이 우선되는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데이터센터 업계는 관련 시설이 건설·운영 과정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AI 산업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입장이다. 유럽 각국이 AI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대규모 시설의 사회·환경적 비용을 둘러싼 논쟁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qu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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