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초그 대통령, 야권 대표에 연정 구성 우선권 부여

아랍계 정당 지지로 정국 주도권 역전…최대 42일 협상

연정 구성 실패 땐 재총선 가능성…네타냐후 과도정부 유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FP]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이스라엘에서 지난달 총선 이후 차기 정부 구성을 둘러싼 주도권이 야권으로 넘어갔다. 이즈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야당 야샤르당 대표인 가디 아이젠코트에게 연립정부 구성권을 부여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4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헤르초그 대통령은 전날 아이젠코트 대표에게 차기 연립정부 구성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발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지금은 국가 비상정부를 구성할 때”라며 “우리가 그에 걸맞은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연정 구성권을 부여받은 날부터 28일 이내에 연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14일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어 최대 42일의 시간이 주어진다.

공식 구성권을 8일 넘겨받을 경우 기본 협상 시한은 다음 달 6일이며, 연장 시 다음 달 20일까지 연정 구성을 마쳐야 한다.

이 기간 아이젠코트 대표는 연정 참여 정당들과 정책 방향과 각료직 배분 등을 협의한 뒤 새 정부 구성안을 의회에 제출하고 신임을 받아야 한다.

지난달 27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우파·종교정당 진영이 전체 120석 가운데 53석을 확보했다. 이는 4년 전 총선보다 11석 줄어든 규모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이끄는 야권은 48석을 차지했으며,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은 아랍계 정당 2곳이 역대 최다인 19석을 확보했다.

양측 모두 과반인 61석 확보에 실패했지만 아랍계 정당들이 아이젠코트 대표를 지지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네타냐후 진영이 야권보다 5석을 더 확보했음에도 차기 정부 구성의 주도권은 야권으로 넘어간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랍계 정당들의 야권 합류를 막기 위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지만 결국 연정 구성권이 아이젠코트 대표에게 돌아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다만 아랍계 정당들의 지지가 곧바로 연정 참여나 의회 신임투표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3년간 이어진 가자지구 전쟁으로 이스라엘 사회의 갈등이 깊어진 만큼 아랍계 정당들과의 협력이 새 정부 출범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하마스를 해체해야 할 테러단체로 규정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아랍계 정당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대통령의 발표 직전 영상 성명을 통해 거국정부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아랍계 정당들을 겨냥해 “테러 지지자들과 함께하는 정부를 성급하게 출범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정해진 기간 안에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정국은 다시 불확실성에 빠질 전망이다.

이스라엘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은 다른 의원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하거나 정부 구성 가능성이 없다고 의회에 통보할 수 있다. 두 번째 후보에게는 28일의 협상 기간이 주어진다.

두 번째 후보까지 실패하거나 대통령이 정부 구성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의회가 직접 후보를 추천하는 절차로 넘어간다.

의원들은 21일 이내에 전체 과반인 61명 이상의 서명을 모아 특정 의원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 절차를 통해 구성권을 받은 후보에게는 마지막으로 14일의 협상 기간이 주어진다.

이마저 실패하면 의회가 해산되고 90일 이내에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 네타냐후 총리는 과도정부 총리로 계속 재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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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9220

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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