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비중 50% 육박…“아직 실체 없다” 신중론도

증시 부진시 민간소비 제약…수정 경제전망 주목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에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떠받치는 반도체 수출과 가격이 타격을 입어 내년 성장률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반도체 성장 기여도를 절반 정도로 추정하고 있고, 지난 10월 수출에서 반도체는 49.0%를 차지했다.

산업활동동향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생산(원지수 기준)은 1∼9월 평균 작년 동기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쳐, 전산업 생산 증가율(2.7%)에 한참 못 미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실제 데이터센터 건설 방지를 위한 정책 어젠다들이 국회에서 결정되기 시작한다면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주춤해질 것이고, 그러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반도체 총수요의 감소를 만들고 그러면 반도체 가격이 내려간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최근 들어 장기공급계약(LTA)을 맺기 때문에 당장에는 영향이 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가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증시 공포를 따져보면 실체는 없다”며 “AI 부흥을 막을 정도로 심한 규제는 도입하지 않을 것 같다. 민주당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기조로 의회에 다수 입성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좋은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미 데이터센터 공사를 시작해서 내년에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것들은 손대기 어려울 것”이라며 “문제는 내후년”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소비는 이미 3분기에 뒷걸음질했다. 올해 3분기 한국경제는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에 힘입어 전기보다 1.0% 증가했지만,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가 모두 줄어 0.2% 감소했다.

현재의 증시 급락이 이어진다면 가계의 자산가치를 떨어뜨려 소비 여력을 추가로 위축시킬 수도 있다.

7·8월 두차례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가 시차를 두고 이자 부담으로 나타나는 점도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줄이는 요인이다.

김미루 실장은 “유가도 아직 높은 상황이라 소비에는 부담이 된다. 또 금리 인상과 주가 조정 영향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반도체 성과금이 지급되면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사안은 내년 성장률 전망에도 새 변수로 떠올랐다. 주요 기관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최대 2.9%까지 벌어져 있다.

한국은행은 8월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고, KDI는 8월 전망 당시 2.2%로 내다봤다.

재정경제부는 7월 경제성장전략에서 2.2%를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비교적 최근인 지난달 전망에서 2.8%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월 2.6%로 발표했다.

실제 규제가 어느 정도로 현실화해 실물경제 충격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전망치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각 기관도 새 전망치를 내놓기에 앞서 이번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면밀히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18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한은도 이달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정부는 연말 연초 신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수정 전망치를 반영할 예정이다.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후보가 주민 보호 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데이터센터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미루 실장은 “텍사스 주지사의 발언 등을 미뤄볼 때 실제 데이터센터 규제가 어느 정도 실현되느냐에 따라 경제 영향이 달라진다”며 ‘아울러 반도체 사이클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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