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트링 손상에도 5경기 연속타…타율 0.500 맹타
2015년 준우승·2024년 부상 결장 아픔 씻고 정상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33)이 마침내 생애 첫 한국시리즈(KS)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허벅지 부상을 안고도 맹타를 휘두른 그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하며 12년 만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구자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wiz)와의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삼성이 12-1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한 뒤 진행된 투표에서 MVP에 선정됐다.
구자욱은 이번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500(20타수 10안타), 1홈런 6타점 5득점 3볼넷, OPS(출루율+장타율) 1.415를 남겼다. 정규시즌에도 타율 0.371과 출루율 0.458로 두 부문 1위를 차지했던 그는 가을야구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우승이 걸린 5차전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방망이가 빛났다. 삼성이 0-1로 뒤진 3회말 2사 1루에서 구자욱은 kt 선발 데이비스 대니엘을 상대로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터뜨려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르윈 디아즈의 적시타 때 불편한 다리로 2루에서 홈까지 내달려 역전 결승 득점을 올렸다. 5회말에는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로 대량 득점의 발판을 놓았고, 삼성은 이 이닝에만 8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구자욱은 8회에도 중전 안타를 추가하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시리즈 첫 경기부터 그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3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는 0-8로 뒤진 7회초 추격의 투런 홈런을 날렸다. 삼성은 7-8로 패했지만 이후 내리 4경기를 이기며 정상에 올랐다.
연장 12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한 2차전에서는 안타 2개를 기록했다. 6일 대구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2-1로 앞선 2회말 2사 1·2루에서 2타점 3루타를 터뜨렸고, 7일 4차전에서도 7회말 쐐기 적시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이번 우승은 구자욱에게 더욱 각별하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그는 2군에서 첫 시즌을 보낸 뒤 2013년부터 2년간 상무에서 병역을 마쳤다. 삼성이 2012~2014년 한국시리즈 3연패를 달성하는 동안 우승의 기쁨을 함께하지 못했다.
2015년 1군에 데뷔한 구자욱은 타율 0.349, 11홈런 57타점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 베어스에 1승 4패로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삼성은 오랜 침체기를 겪었고, 구자욱에게도 우승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2024년 삼성이 다시 한국시리즈에 올랐을 때는 플레이오프 도중 무릎 인대를 다쳐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도 가을야구를 앞두고 악재가 찾아왔다. 구자욱은 9월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왼쪽 허벅지 뒤 근육 통증을 호소했고, 정밀검사에서 힘줄 손상 진단을 받았다. 당시 포스트시즌 출전조차 불투명했다.
구자욱은 회복에 매달렸다. 부상 2주 뒤 타격 훈련을 재개해 플레이오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비가 어려워 지명타자로 나섰고, 그 여파로 최형우가 좌익수 수비를 맡아야 했다.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150(20타수 3안타)에 그쳤으나 2차전에서 결정적인 역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았다. 특히 3차전에서 우측 외야로 향하는 타구를 날린 뒤 불편한 다리로 3루까지 내달리는 모습은 동료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승규는 부상 중인 선배들의 투혼에 대해 “몸이 안 좋은 선배님들이 많은데 어떻게든 참고 이기려고 경기에 나가시는 모습을 보면 뭉클하다. 간절한 선배들을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 왕조의 마지막 시기에 입단해 우승을 바라보기만 했던 구자욱은 2015년 준우승과 2024년 부상 결장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침내 정상에 섰다. 첫 우승 반지에 한국시리즈 MVP까지 더하며 자신의 야구 인생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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