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에 마카체프·게이치 등 6명 지목
화이트, 9일 트럼프와 백악관 회동 예정
파격 제안에 로이터, AP 등 외신도 주목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중간선거 참패로 코너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수장 데이나 화이트 최고경영자(CEO)에게 백악관 대변인직을 제안해 진의에 관심이 쏠린다. 이슬람 마카체프, 저스틴 게이치 등 유명 격투기 선수들을 보좌진으로 데려오라는 주문까지 덧붙여 더욱 궁금증을 낳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화이트에게 백악관 대변인직을 제안했다고 공개했다. 화이트를 강인한 전사로 치켜세운 그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대변인이 될 것이라며 수락을 요청했다.
트럼프는 화이트의 보좌진 후보로 이슬람 마카체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이상 러시아), 저스틴 게이치, 대니얼 코미어, 아만다 누네스, 케일라 해리슨(이상 미국) 등 UFC 현역 및 은퇴 스타 6명을 거명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게시물에서 케일라 해리슨의 성을 ‘해리스’로 잘못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마카체프와 하빕은 러시아 다게스탄 출신이며, 누네스는 브라질 출신으로 지난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일부 선수들이 미국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이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반대 세력에 맞서기 위해 강인한 인물들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화이트도 트럼프의 제안에 반응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백악관 브리핑룸 연단에 선 모습을 담은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를 게시하고 새로운 장을 향한다는 의미의 문구를 남겼다.
그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복싱 행사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았다. 화이트는 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며 회동 이후 더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변인직을 실제로 맡을 의사가 있는지는 분명하게 답하지 않았다.
이번 제안은 미국 주요 언론에서도 주목받았다. AP통신은 파격적인 인사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고려하더라도 이례적인 발표라고 평가했다. 백악관과 UFC 측이 제안의 진위를 즉각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 임명 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CNN은 사정을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화이트가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측에서는 대통령의 발언이 농담이었다는 설명도 나왔다. 공식 임명 발표는 없는 상태다.
이번 발언은 백악관 공보라인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왔다. 캐롤라인 레빗이 지난 8월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후임 케이티 재커리아도 취임 닷새 만인 지난달 16일 자리에서 떠났다.
AP통신은 공화당이 최근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민주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준 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참모진 개편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트럼프는 최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스티븐 밀러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CNN은 화이트가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 확대에 기여한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화이트는 젊은 남성층과 격투기 팬들에게 영향력이 큰 인물로,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새로운 유권자층에 접근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소유의 카지노에서 UFC 대회가 열렸고, 화이트는 이후 2016년과 2020년, 2024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에서 UFC 프리덤 250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트럼프와 화이트는 행사장에 함께 등장하며 오랜 친분을 과시했다.
백악관 공보라인에도 UFC 출신 인사가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UFC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트럼프의 이번 게시물에도 화이트의 합류를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격투기 단체 수장이 백악관 대변인 후보로 거론되고 현역·은퇴 파이터들까지 보좌진 명단에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다만 실제 인사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화이트가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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