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전 건설 및 관리 ‘기후부…원전수출 ‘산업부’

한수원 사장 인선시 기후부 장관 제청에도 ‘팀코리아’ 해체 사전 보고無

원전업계 “하필 원전공론화시기에”…원전 관련주 급락세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을 관리·감독하는 부처가 이재명 정부 출범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나눠지면서 원전관련 정책에 대한 부처간의 칸막이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한수원 사장 제청권과 국내 원전 건설 및 관리는 기후부가 담당하지만 원전 수출은 산업부가 맡으면서 주요업무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 산업 경쟁력이 곧 수출 경쟁력이 된다는 점에서 국내와 수출을 굳이 나눌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부와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에서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면서 기후부에 사전 협의나 보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부 복수 관계자는 “체코원전 시공사 해지 관련 사항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면서 “조직개편이후 산업부가 원전수출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보니 한수원조차 관련 보고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체코원전 수주는 지난해 10월 조직개편이전인 산업통상자원부 시절에 이뤄졌다. 한수원은 2018년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위해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팀코리아 공동협력협약을 체결했다. 2022년 본격 입찰에 뛰어들어 2024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6월엔 체코 발주사(EDUⅡ)와 최종 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양측의 이견에 대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오던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기존 시공 컨소시엄과의 공동협력협약 종료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로써 대우건설은 ‘팀코리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의 친정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체결한 주기기(원자로·터빈발전기) 공급계약이 유지되므로 팀코리아에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수원이 체코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최종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실무총괄라인은 이호현 에너지정책실장과 안세진 원전정책국장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조직개편이후 기후부로 이동해 현재 제2차관과 에너지전환정책실장으로 국내 원전 건설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체코원전과 미국 원전기업인 웨스팅하우스 관련 네크워크가 구축된 이들이 조직개편으로 전공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산업부에서 원전수출관련 실무총괄라인은 강감찬 무역투자실장과 김창희 원전전략기획관이지만 한수원이 체코원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2024년 7월 이들은 산업정책관과 코트라 외국인투자지원센터 국장으로 근무했다. 강 실장은 지난해 11월 무역투자실장으로 승진한 후, 김 기획관은 올해 1월 원전전략기획관으로 본부에 들어오면서 각각 체코원전관련 업무를 맡게 됐다.

한수원에서는 최일경 사업총괄본부장(부사장)이 체코원전공사계약건에 대해 총대를 메고 있다. 수도공고 출신인 최 본부장은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지난 6월30일 상임이사에 임명됐다. 최 본부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 초기 단계와신한울 3·4호기 건설 등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UAE 원전사업은 추가 공사비를 둘러싸고 한수원이 한전에 1조6000억원대 추가 비용 정산을 요구하며 소송 중이다.

원전업계에서는 국내 산업 경쟁력이 곧 수출 경쟁력이 된다는 점에서 국내와 수출을 굳이 나눌 필요가 있냐는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국내외 원전 업무가 두 부처로 분리되면서 정책의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기후부에서 제12차 전력기본계획(2026~2040년)수립에 원전건설여부 등을 공론화하는 시기에 산업부와 한수원에서 체코원전건설 공사계약과정에서 팀코리아를 깬 것이 의아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에서는 해외수주 팀코리아가 시끄러운데 무슨 국내 건설이냐 이런식으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덧붙였다.

기후부는 오는 12월까지 3대 메가프로젝트 때문에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 수요를 충당하는데 원자력발전을 활용할지를 두고 공론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공론화 결과는 제12차 전기본에 담을 예정이다.

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한 후 원전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세다.

세종관가 한 관계자는 “체코원전시공사 계약 해약 여파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원전수출을 담당한 산업부가 한수원을 감독관리하는 관련부처들과 사전 논의를 하는 것이 맞지 않았냐 싶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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