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심적 압박…우울증도 겪어 -불안감ㆍ사생활 노출ㆍ악플 등 ‘빨간불’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27ㆍ본명 김종현) 우울증을 앓다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수 대부분 우울증이나 앨범 성공에 대한 심적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종현은 전날 오후 친누나에게 평소 우울증 탓에 힘들었다며 “이제까지 힘들었다”, “나 보내달라. ‘고생했다’고 말해달라”, “마지막 인사” 등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냈다. 종현은 지난주 솔로앨범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자켓촬영을 하는 등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경찰은 평소 우울증을 겪던 종현이 스스로 목숨을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
지인을 통해 공개된 종현 유서에서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며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고 호소했다.
과거 자살로 생을 마감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던 가수로 서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꽃미남의 얼굴과 노래실력으로 인기를 끈 서지원은 지난 1996년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발견된 유서에서 그는 새 앨범 발매 및 군 입대에 대한 부담감, 회사 운영과 가족의 생계 책임 등 두려움을 토로했다. 서지원은 당시 2집 발매를 앞두고 있었다.
지난 2007년 가수 유니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당시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니는 활동 당시 끊이지 않던 악플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유니는 숨지기 직전 개인 미니홈피에 악플러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남길 정도로 악플 노이로제에 시달렸다.
지난 2011년 5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보컬그룹 SG워너비 출신 가수 채동하 역시 우울증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소속사는 “팀 탈퇴 후 솔로 활동에 대한 부담, 성공에 대한 압박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추정된다”고 사인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이 매번 반복되는 유명 가수들의 자살은 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지나친 사생활 노출, 악플 등으로 인해 불면증이나 우울증을 겪으면서 극단적인 선택에 쉽게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아이돌 중에서 정신건강 문제로 연예 활동을 중단한 경우가 적지 않다. 얼마전 여자 아이돌 그룹 AOA를 탈퇴한 멤버 초아는 “불면증과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스케줄을 줄여왔지만 피곤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었다”며 탈퇴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빅뱅 멤버인 탑도 10년간 활동하는 동안 공황장애와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일각에선 아이돌 가수들이 다른 연예인에 비해 어린 나이 때부터 연예 활동을 시작하는 만큼 철저한 정신건강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빠르면 초등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대부분 10대 중반 때 데뷔를 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어린 나이 때부터 대중의 잣대에 의해 평가되면서 일반 10대보다 훨씬 큰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