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9일 20시30분 TV대담 출연예정
-'5월10일 취임 2주년' 하루 전 ‘소통’ 행보
-北, 9일 16시30분 신오리서 발사체 전격 발사
-정찰기 띄운 미군, 北특이동향 미리 파악한 듯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첫 TV대담을 정확히 4시간 앞두고 발사체 도발을 감행, 평화둘레길 등을 예정대로 추진하며 북한 달래기에 전력하던 우리 정부가 허를 찔린 셈이 됐다.
뿐만 아니라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의 방북 하루 뒤 일어난 군사 도발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정보력에 한계를 드러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군은 9일 수도권 상공에서 이례적인 정찰 활동을 펼쳐 북한군의 특이 동향을 미리 감지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군 당국은 9일 북한이 정체 불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신오리 기지는 노동미사일이 배치된 기지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4시48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북한은 오늘 16시 30분경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에서 불상 발사체를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4일 오전 방사포와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발사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 군 당국이 5일 만에 또 다시 발사체 도발에 나선 배경을 파악 중이다.
신오리 미사일 기지는 평안북도 운전군 신오리에 위치한 북한군의 탄도 미사일 기지다. 이에 따라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北, 탄도미사일 보관한 신오리 기지서 발사=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한반도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랠은 지난해 11월 황해북도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주목했고, 지난 1월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신오리 미사일 기지를 언급했다.
CSIS는 신오리 미사일 기지에 북한군의 노동미사일 여단 본부가 있다고 전했다.
노동미사일은 사거리 1300㎞에 달해 준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되며,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신오리 기지는 평양 북서쪽 77㎞,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쪽으로 212㎞, 서울에서 북서쪽으로 270㎞ 떨어져 있다. 북한 영변 핵시설단지와 ICBM급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동창리 미사일 기지 사이에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재임 당시인 1999년 초 북한은 사거리 1500 km인 노동미사일 50기, 이동식 발사대 9개를 신오리 기지에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오리 오봉산에는 대형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이 드나들 수 있는 지하시설 혹은 벙커가 수 개가 있다고 전해진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및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실험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형식으로 금지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도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 해군의 P-3C 해상 초계기가 9일 수도권 인근에서 정찰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 미군기지에 있는 미 해군의 초계기가 한반도 수도권 상공을 비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전날인 8일에는 미 공군의 RC-135 계열 정찰기가 수도권 인근에서 정찰 활동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장관 방북 하루 뒤…보란 듯 도발=군사 비행을 모니터링하는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해군 P-3C초계기는 9일 0시께 경기 시흥, 성남 인근에서 강원 춘천 방향으로 비행했다. 마치 북한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미사일을 쏠 것이라는 예상 하에 펼쳐진 정찰 작전과 같이 보인다.
군 관계자는 미 해군 초계기의 수도권 상공 정찰 활동에 대해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 공군의 정찰기인 RC-135W 리벳 조인트도 수도권 상공에서 정찰 활동을 강화했다. RC-135 계열 정찰기는 미군의 전자정찰기 중 신호정보를 전문으로 수집 및 분석하는 항공기다. 한반도 전역의 통신 및 신호를 감청하고 발신지 추적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기능에 따라 미사일 발사 및 탄두 재진입 정보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다. 지난 8일엔 서울과 인천 상공을 비행했고, 김정은이 지난달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을 참관한 직후인 18~19일 수도권 상공을 비행했다.
또한 9일 민항기 및 군용기 비행을 추적하는 시브밀에어(CivMilAir)에 따르면 이날 한반도 상공 3만1000피트(9448.8m)에서 미군 특수정찰기 RC-135W 리벳조인트가 식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밤 8시 30분 취임 2주년이 되는 5월 10일을 하루 앞두고 KBS 특집 생방송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80분간 생방송으로 정치(국내 정치 및 외교 안보) 분야와 경제 및 사회 분야 등 두 분야로 나눠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대통령은 전날부터 모든 공식 일정 없이 대담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