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용 AESA레이더 사실상 개발 성공
-전투기용 1000개의 눈으로 알려져
-수천개의 표적 동시에 탐지 및 추적
-M-SAM, 해군함정 등에도 적용할듯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첨단 전투기의 핵심장비인 다기능 능동위상배열(AESA·에이사)레이더 국산화가 사실상 성공 단계에 이르면서 미사일요격용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해군 초계함급 사격용 레이더 등 우리 군의 기존 무기체계에도 국산 AESA 레이더를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군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형전투기(KFX)용으로 개발된 AESA레이더의 다양한 활용 방안에 대한 검토가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군에서 운용하는 무기 중 AESA레이더가 적용된 것은 공군의 최신 전투기 F-35A가 유일하다.
AESA레이더용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군사용 레이더로서는 현재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는 AESA레이더가 최상위급 기종이라고 보면 된다”며 “한국형전투기 개발 성공의 핵심 요소인 AESA레이더 개발이 사실상 성공함에 따라 AESA레이더를 응용 적용할 수 있는 무기군들에 대한 다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AESA레이더는 동시에 수백개의 표적을 탐지·추적 및 격추할 수 있는 전투기의 강력한 ‘눈’의 역할을 한다. 첨단무기 기술의 발달로 과거와 같은 전투기의 근접전이 사라지고, 수십~수백㎞ 거리에서 먼저 발견한 쪽이 먼저 격추시키는 현대전 양상에서 강력한 레이더는 승패와 직결된다.
군 당국과 방산업계는 국산 AESA레이더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로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요격미사일 M-SAM과 향후 개발 예정인 ‘한국형 사드’ L-SAM(미사일요격용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해군 초계함 사격용 레이더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기계식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는 공군 전투기 F-15K, KF-16 등은 자체적인 성능개량사업을 진행하며 해외업체 AESA레이더를 수입해 장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이 부분에 대해 향후 국산 AESA레이더 적용이 가능한지 등을 검토하는 중이다.
군 관계자는 “KF-16의 성능개량사업은 현재 이미 업체가 선정돼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국산 AESA레이더가 KFX에 적용돼 실전 배치되면, 다른 분야에서도 국산 AESA레이더의 수입 대체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세계에서 소수의 군사강국만 보유하고 있는 AESA레이더 제작 노하우는 군사기밀 중의 기밀로 분류된다. 우리 군 당국은 애초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를 차세대전투기로 결정하면서 ‘AESA레이더 기술이전’을 약속 받았지만, 미국 정부가 기술 이전에 반대해 국산 AESA레이더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한 국산 AESA레이더 개발은 성공적으로 진행돼 지난 5월 방위사업청은 “KFX에 탑재할 AESA레이더의 상세설계 검토회의 결과 AESA레이더 시제품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방산업계에서 사실상 AESA레이더 개발 성공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