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오’ 음료 없는 신규매장 늘어
스타벅스 “전략적·선택적 메뉴운영 따른 것”
직접적 이유는 기계수급 어려워진 영향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스타벅스 OO점에는 피지오 메뉴가 아예 없다네요. 여름이면 쿨 라임 피지오 자주 먹는데…. 귀찮아도 다른 매장을 찾아보든 해야겠네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스타벅스의 수제 스파클링 음료인 ‘피지오’ 메뉴가 없는 매장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특히 일부 드라이브스루(DT)점을 포함해 신규 매장에서 피지오 메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띈다.
피지오는 스타벅스 바리스타가 주문과 동시에 수작업으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스파클링 음료다. ‘쿨 라임 피지오’, ‘블랙 티 레모네이드 피지오’, ‘핑크 자몽 피지오’ 등이 대표 메뉴다. 스파클링 음료 특유의 청량감 때문에 특히 여름철에 인기가 높다.
상권에 따라 피지오 있다? 없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피지오 메뉴 없는 매장이 늘어난 것에 대해, 매장 효율화 차원에서 메뉴를 선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프리미엄 커피 메뉴를 내세운 ‘리저브’ 바(bar)나 차 메뉴를 강화한 ‘티바나’ 바 등 상권에 따라 특화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나이트로’, ‘블론드’ 등 커피 메뉴도 다르게 분포된 것처럼, 피지오도 매장마다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는 “신규 매장이라고 해서 피지오 메뉴가 아예 안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매장이나 상권 특성에 따라 전략적·선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오 제조에 필요한 전용 기계가 부족하다?
하지만 업계와 관계자 말을 종합해보면 피지오 메뉴 제공이 어려워진 직접적인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지오 음료 제조에 필요한 전용 기계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피지오는 스타벅스 본사가 커피 섭취를 꺼리는 저녁 시간대에 고객 유치를 위해 2014년 선보인 음료다. 본사가 자체 개발한 전용 기계를 이용해 만드는데, 탄산 강도를 ‘라이트’, ‘미디움’, ‘엑스트라’ 3단계로 조절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당시 스타벅스 측은 매번 수제 방식으로 만들어 제공하기 때문에 피지오가 시중의 어떤 스파클링 음료와도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음료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서만 유독 인기 높은 ‘피지오’…미국선 단종
하지만 미국시장에서 피지오는 출시 2년여 만에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본사가 단종을 공식 발표한 적은 없으나,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시들해지자 자연스럽게 메뉴판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에 본사가 더이상 피지오 전용 기계 공급에 나서지 않으면서 국내에서도 확보가 어려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피지오는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메뉴로 꼽힌다. 국내 스타벅스엔 2015년에 들어왔는데, 판매 6주 만에 100만잔을 돌파하며 빠르게 인기 메뉴로 안착했다. 가장 처음 선보인 쿨 라임 피지오는 그해 하루 최고 판매량 1만1000잔을 기록했다. 이후 스타벅스코리아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문경 오미자 피지오’(2016년), ‘광양 황매실 피지오’(2017)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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