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로또’ 지정타 분양 고가점자 줄이어

라비엔오 84점 만점짜리 통장 등장

물량은 줄어드는데 청약기회는 넓혀…

“향후 기록적인 경쟁률 이어질 것”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 아파트 ‘삼총사’의 당첨자 청약가점이 예상대로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다. 만점(84점)짜리 통장이 등장한 동시에 4인 가족 만점자(69점)도 주택형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웬만한 지역에서 당첨권에 드는 무주택자도 이번만큼은 경쟁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각종 규제가 수도권 각지에 ‘로또 분양’을 양산하면서 청약 자체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장벽)이 된 모습이다.

‘4인가족 만점자도 아슬아슬’, 과천 지정타 청약성적표 보니
경기 과천시 갈현동 ‘푸르지오 오르투스’(S1블록) [대우건설]

1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경기 과천시 갈현동 ‘푸르지오 오르투스’(S1블록)의 당첨 커트라인(최저가점)은 해당지역에서 74㎡A·B·C 주택형에 접수된 65점이었다. 해당지역을 제외한 기타경기·기타지역에서 나온 최저점은 69점이었다. 과천 거주자가 아니라면, 최소 4인가족 기준 만점(69점)은 돼야 당첨권 안에 들 수 있었던 것이다.

최고가점은 74점으로 84㎡A·B, 74㎡A 등 3개 주택형에서 나왔다. 특히 84㎡A·B 주택형은 기타경기에서 나온 최저가점이 72~74점에 달해 4인 가족 만점자도 고배를 마셔야 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공급하는 민영주택 기준을 적용받아 면적별로 30%는 과천시 2년 이상 거주자(해당지역), 20%는 경기도 2년 이상 거주자(기타경기), 50%는 서울·인천과 경기 2년 미만 거주자(기타지역)로 나눠 청약을 진행했다. 전용 85㎡ 초과분에 대해선 50% 추첨제도 적용됐다.

지난 3일 이 단지와 동시 분양했으나 먼저 당첨자를 발표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2개 단지에서도 역대급 기록이 쏟아졌다.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S4블록)의 84㎡E 주택형에선 만점(84점) 통장이 나왔다. 이 역시 기타경기에서 접수된 통장이다. 84점은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15년 이상(17점)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일반 단지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80점짜리 통장도 84㎡E 기타지역과 99㎡A 기타경기 전형에 접수됐다. 단지 최저가점은 전용 105㎡A 당해지역에 접수된 58점짜리 통장이었다. 기타경기·기타지역의 당첨 최저가점은 69점에 달했다.

‘르센토 데시앙’(S5블록)의 당첨 최저가점은 65점(99㎡B·해당지역), 최고가점은 80점(84㎡A·기타지역)으로 집계됐다.

이들 단지의 1순위 청약에는 48만명이 몰릴 정도로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단지별 평균 경쟁률은 각각 534.9대 1, 534.9대 1, 470.3대 1이다. 청약자들이 일시에 몰린 탓에 청약홈 홈페이지 접속이 잠시 지연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준강남권으로 꼽히는 입지에 시세 대비 10억원 가량 낮은 분양가로 큰 차익이 기대될 뿐만 아니라, 중대형 면적을 대상으로 1주택자도 참여할 수 있는 추첨 물량이 나와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됨에 따라 평균 분양가가 3.3㎡당 24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최근 아파트 매맷값 급등에 더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로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더 벌어지면서 아파트 청약이 광풍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서울의 1순위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71.0대 1로, 지난해 경쟁률(31.6대 1)의 2.2배로 뛰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31.4대 1로 지난해 경쟁률(10.4대 1)과 비교해 3배 치솟았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공급 물량은 줄어드는데 정부가 20·30세대를 위해 생애 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신혼부부 소득 요건을 완화하는 등 청약 기회 자체는 넓히고 있어 앞으로 더 기록적인 경쟁률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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