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외곽, 울산 부산 등 고가낙찰 속출
11월 응찰자수 상위 10건 중 7건 중저가 아파트
김포 아파트 평균 응찰자수 30명…역대 최고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달 17일 인천지법 부천지원1계. 감정가 3억9100만원인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한강센트레빌자이1단지’ 84㎡(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오자 응찰자가 81명이나 몰렸다. 치열한 경쟁 끝에 낙찰된 사람은 6억1021만원에 입찰한 김모 씨였다.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쓴 사람과 700만원 차이나는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56%까지 치솟았다.
같은날 이 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된 감정가 4억8200만원인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수기마을 힐스테이트1단지 84㎡에도 34명이 응찰하면서 낙찰가가 6억3579만원까지 올랐다.(낙찰가율 132%)
요즘 경매시장에서도 매매시장처럼 수도권 외곽지역 등지의 중저가 아파트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역 중소형 아파트엔 수십명씩 응찰자가 몰리면서 감정가 이상으로 낙찰되는 사례가 흔하다.
8일 경매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에서 진행된 1만4952건의 경매 가운데 응찰자가 가장 많고 낙찰가율이 높은 사례는 대부분 중저가 아파트다. 상위 10개 경매 건 중 7건이 감정가 4억원 미만의 중저가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일 서울남부지법에선 서울에선 희소한 감정가 3억원대(3억원) 아파트(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 43㎡)가 경매에 나와 5억7123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43명이나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190%까지 올라갔다.
7일엔 서울동부지법에서 감정가 4억원대(4억7800만원) 아파트(광진구 중곡동 SK아파트 58㎡)가 경매에 나와 5억671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감정가는 119%을 기록했다.
중저가 아파트 경매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경기도다. 요즘 매매시장에서도 뜨거운 김포, 파주 등의 4억원 미만 아파트엔 응찰자가 대거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130%를 넘는 사례가 속출한다.
실제 11월 김포시 소재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131.2%, 평균응찰자 수는 3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주 아파트 낙찰가율은 108.1%로 2007년 5월(103.1%) 이후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 이들 지역은 경매물건 수도 부족해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경매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응찰자가 가장 많았던 경매 건은 11월11일 진행한 울산 남구 옥동 동덕현대 80㎡였다. 감정가 2억3100만원인 이 아파트엔 59명이 응찰해 3억579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155%까지 올라갔다.
울산엔 매매시장 열기만큼 집을 싸게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26일 경매가 진행된 감정가 1억2000만원인 남구 달동 달동주공 42㎡에는 51명이나 응찰해 1억6500만원에 낙찰됐다.(낙찰가율 138%) 지난 10월 첫 경매때 응찰자가 한 명도 없어 유찰된 물건이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매매시장에 중저가 아파트 인기가 높은 것처럼 경매시장에서도 희소성 높은 중저가 아파트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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