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맥주 제친 와인…코로나도 비웃은 대세 ‘와인’[언박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홈파티 수요가 늘어나 밀키트 식품과 와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와인 코너. [연합]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올해 주류시장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인 침체를 겪은 가운데 ‘홈술’로 인기를 끈 와인이 맥주를 제치며 대세로 떠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집콕’이 늘어나고 연말에도 ‘홈파티’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와인 수입금액도 사상 최대치다.

23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포도주 수입금액은 2억8758만 달러를 기록했다. 12월 통계가 남았지만 이번달에 전년이나, 전월 수준으로만 증가해도 3억달러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맥주 수입금액은 2억808만 달러로 와인에 선두를 내줬다. 2017년 이후 3년만이다. 2017년 맥주 수입금액은 2억6309만 달러로 포도주(2억1003만 달러)를 제쳤다. 수입맥주는 ‘만원에 네캔’이 일반화되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2018년 먼저 수입금액 3억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이후 일본맥주의 인기가 급격히 시들면서 지난해 2억8089만 달러로 감소했고, 올해 수입금액은 11월까지 2억808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주류 시장 판도가 바뀐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홈술’ 문화가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잡았기때문이다. 연말에 코로나 대유행이 겹치면서 ‘홈파티’가 늘어나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고 있다.

와인은 대형마트에서 이미 주류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마트가 지난 1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와인 비중이 27.7%로 국산 맥주(25.2%), 소주(17.1%)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 맥주(15.9%)는 4위로 밀려났다. 이마트에서는 지난달 이미 와인이 단일 품목으로 사상 첫 매출액 1000억원도 돌파해, 주요 생필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지난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전체 주류 매출 가운데 국내 맥주가 27.2%를 차지해 가장 많았지만, 와인이 수입 맥주와 같은 비중(19.8%)을 보일 만큼 선방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와인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와인의 대중적인 인기에는 중저가 와인을 강화하는 등 1년 내내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벌인 유통업계의 마케팅이 큰 기여를 했다. 특히 매장 방문 고객이 감소하는 가운데, 온라인 구매가 힘든 와인은 고객 집객 효과도 볼 수 있는 제품으로 통한다.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편의점도 미리 원하는 와인을 주문결제한 다음 방문수령하는 방식의 ‘스마트 오더’ 판매가 크게 늘며 와인이 집근처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주류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줬다. 편의점 CU의 전체 와인 매출도 2017년 14.5%, 2018년 28.3%, 2019년 38.3%에 이어 올해(1~11월)는 60.9%로 주류 카테고리에서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주류업계도 와인 사업을 키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홈파티 수요에 맞춰 크리스마스 스페셜 패키지 와인 6종도 기획해 선보였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올해 와인 연매출이 약 2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5년 전인 2015년에 기록한 76억여 원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문자들이 좋아하는 와인들도 잘 나가는 등 와인이 올해 확실히 대중화에 성공한 분위기”라며 “다양한 술을 즐기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커졌고, ‘홈술’ 트렌드 속에 와인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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