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인기에 맥주 용품 판매↑…맥주잔 관심
종류별 전용잔 달라…맥주 맛, 향 극대화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맥주 전용 잔은 맥주의 맛과 향을 올려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홈술이 늘면서 가정용 맥주 용품의 판매도 늘었다. G마켓의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1월1일~3월22일) 맥주잔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으며, 지난해 판매는 2019년 대비 29% 뛰었다. 맥주 거품기는 올해(140%)와 지난해(97%) 모두 두 배 전후로 판매가 늘었다. 집에서 맥주를 만들 때 쓰는 맥주 제조기는 올해(245%)와 작년(113%) 모두 세 자릿 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맥주 전용 잔은 맥주의 거품과 풍미를 극대화한다. 맥주 거품은 맥주 탄산과 향을 가둬 풍미를 올리는데, 잔마다 거품을 유지하는 데서 차이를 보인다. 또 잔의 모양은 맥주 향을 모으기 모은다. 맥주 마니아들은 맥주 전용 잔을 찾는 이유다.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맥주는 라거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유통 채널에서 판매된 맥주의 90% 이상이 라거다. 대부분의 국산 맥주는 물론 인기 있는 수입 맥주 칭따오 등이 라거 계열 맥주다. 양념이 강하고 야식이 발달한 우리나라 식문화, 소주와 섞어 마시는 소맥이 많은 음주 문화에 잘 맞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거에는 파인트(Pint) 잔이 어울린다.인트 잔은 가장 기본형으로서 위에서 하단까지 완만하게 좁아지는 밋밋한 모양이다. 입구가 넓어 시원하게 들이키면서 라거의 깔끔하고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기에 좋다.
밀맥주에는 독일식 밀맥주 바이젠(Weizen) 잔이 어울린다. 바이젠 잔은 상단에서 아래까지 활처럼 휜 형태다. 컵 아래보다 위가 더 넒은 모양은 맥주 향을 모으고 상단에 거품을 오래 남게 한다. 밀맥주는 다른 맥주보다 단백질 성분이 많아 쫀쫀하고 부드러운 거품이 잘 생긴다. 일반적인 맥주거품이 잔 위로 편평하게 생기는 데 반해, 밀맥주 거품은 둥글게 만들어진다.
독일 밀맥주 에딩거(ERDINGER)가 주최하는 맥주 축제 헙스트페스트에서는 축제 기간 동안 독일 전통 맥주잔을 쓰기도 한다. 유리잔이 나오기 전에 사용한 세라믹 머그로, 손잡이가 달려 손의 온기가 전달되지 않아 맥주를 시원하게 유지한다.
IPA글라스는 잔 밑동에 물결무늬가 돋보인다. 물결무늬는 맥주를 테이블에 내려놓을 때마다 기포를 발생시켜, 거품을 유지한다. 다른 잔에 비해 유리가 얇아 차가운 맥주를 따랐을 때 표면이 금세 차가워진다. 탄산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린 덕분에 IPA의 진한 향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IPA 전용잔은 와인을 마실 때처럼 잔을 살짝 기울여 남은 맥주를 천천히 돌리는 스월링을 하는 것. 맥주표면과 공기가 만나 향이 계속 살아난다.
이 외에도 영국식 다크 에일 일종인 스타우트를 마실 때 쓰는 스타우트 잔, 수도원 맥주인 애비 에일용으로 나온 성배 디자인의 고블릿 잔, 생맥주를 시켰을 때 가장 많이 만나는 머그 잔 등 다양한 맥주잔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