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까지 116.9%…,낙찰가율 고공행진
인천 아파트 낙찰가율 105.1%, 2002년 4월 이후 최고
아파트 경매물건 희소성 높아져 ‘고가 낙찰’ 늘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 26일 서울 중앙지법경매10계. 서초구 서초동 ‘한승미메이드’ 108㎡(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와 12억3489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9억2000만원)보다 34% 비싼 금액이다. 응찰자가 11명이나 몰리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34%까지 올라갔다. 이 법원에선 이날 이 아파트 한 채만 경매가 진행됐다.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석 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1~28일 기준) 법원 경매시장에서 진행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6.9%로, 전월(113.8%)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아직 31일 경매 결과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지금 추세라면 석 달 연속 역대 가장 높은 월간 경매 낙찰가율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2월 99.94%로 100% 밑으로 떨어졌다가 3월 112.17%, 4월 113.8% 등으로 계속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경매 낙찰 건수가 100% 이상이라는 건 감정평가기관에서 책정한 적정 가격인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매 참여자들이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공격적으로 입찰할 때 낙찰가율이 상승한다.
최근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은 물건 부족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경매시장에서도 서울 아파트는 매우 희소한 편이다. 법원별로 하루 진행하는 아파트 경매 건수가 1, 2건밖에 안 된다. 그마저도 ‘변경’ ‘취소’ 등이 많아 실제 경매가 진행되는 건은 더 줄어든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실제 5월 들어 28일까지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모두 33건으로, 전월(58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5월엔 68건의 서울 아파트 경매가 진행됐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매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희소한 것처럼 경매시장으로 넘어오는 물건도 희소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감정평가 시점이 평균 6개월 전이기 때문에 감정가가 최근 시세보다 싼 경우가 많아 경매 참여자들이 경쟁적으로 입찰에 참여하면서 낙찰가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수도권 지역도 비슷하다. 최근 집값이 많이 뛴 인천과 경기 지역 아파트도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기록하면서 경매시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5월 인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5.1%를 기록하면서 2002년 4월(107.8%) 이후 가장 높았다. 경기도 아파트 낙찰가율도 110.3%로, 전월(110.1%)보다 상승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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