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한달째 0.1%대
노도강·금관구 중심으로 상승세 두드러져
재개발 규제 완화에 따른 개발 기대감 작용
무주택자 LTV 완화로 매수세 몰릴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한 달째 0.1%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가격이 내리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강북권 중저가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가격대가 낮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타나는 데다 서울시가 발표한 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이 호재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여당이 무주택자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 완화를 예고하고 있어 중저가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8일 기준 0.10% 상승하며 전주와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초 0.25%에 달했던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마지막주를 기준으로 1월 0.18%, 2월 0.13%, 3월 0.09%로 상승폭을 줄여나갔고 지난달 둘째주에는 0.05%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다시 반등하며 같은 달 다섯째주 0.1%를 기록했고 이후 0.1%대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구별로 살펴보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강북권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노원구가 0.2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강서 0.20% ▷구로 0.20% ▷관악 0.18% ▷강북 0.16% ▷강남 0.15% ▷금천 0.15% ▷도봉 0.12% 등의 순이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시가 재개발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과거 뉴타운 같은 대규모 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한 분위기”라며 “정비사업 이슈와 더불어 서울은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층이 유입되며 키 맞추기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북권 중저가 아파트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서울시가 재개발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공공기획 도입,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 완화 등을 골자로 한 재개발 관련 6대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수립에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규제 완화를 시장에서는 호재로 인식하며 가격 상승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인 가격 상승이 있더라도 전체적인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무주택자에 대한 LTV 완화도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규제 완화 자체는 긍정적이나 중저가아파트로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가격 오름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7일 무주택자의 LTV 우대폭을 현재 10%포인트에서 최대 20%포인트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주택가격 기준은 부부합산 8000만원에서 9000만원, 생애최초 9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고 소득기준도 3억원씩 올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신규제 완화에 1주택자에 대한 과세 부담도 줄어들 예정이어서 중저가 아파트의 최고가 경신이 지속되고 있는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자 유입이 이어지며 가격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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