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아파트값 주간 0.5% 안팎 상승세

재건축 기대감에 중저가 아파트 매수 늘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피한 영향도

조합원 양도 금지 시점 강화 조치로

안전진단 진행 단지로 매수 몰릴 가능성

안 그래도 들썩이는데…노원구 집값 더 뛰나 [부동산360]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단지 일대.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노원구 아파트값이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 상승세를 보인다. 노후 아파트단지들이 재건축 안전진단에 속도를 내는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하면서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재건축 이슈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인근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시점을 기존 조합 설립 이후에서 안전진단 이후로 앞당기는 방안을 오는 9월 도입하기로 하면서 안전진단 추진 단계에 있는 노원구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두 달간 한 차례를 제외하고 0.5%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며, 도봉구와 함께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주간 기준 0.2~0.3% 상승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안 그래도 들썩이는데…노원구 집값 더 뛰나 [부동산360]
[헤럴드경제DB]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서울 주택시장을 휘감은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까지 더해지며 상승폭을 키워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4월 말 압구정·여의도·목동 등 주요 재건축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실거주 요건 등의 제약이 없는 노원 지역으로 재건축 투자 수요가 상당 부분 유입됐다고 업계는 본다.

실제 실거래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의 가격은 13억원대 후반까지 오르며 대출 금지선(15억원)에 다가섰고, 20평대 아파트도 1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전용 68.86㎡는 지난달 10일 9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두 달 전 세운 최고가 기록을 유지했다. 하계동 청구 전용 70.69㎡는 지난달 14일 8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신고가(1월, 7억75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지난달부터 확대 조짐이 감지된다는 게 현지 중개업계 설명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노원구의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391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25개구 가운데 가장 많다. 거래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지난 4월(391건)과의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인다.

상계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단지의 경우 매물이 귀한 상황에서 매수 문의는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안 그래도 들썩이는데…노원구 집값 더 뛰나 [부동산360]

당분간 노원구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정부와 서울시의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강화 조치가 집값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비안전진단 통과 단지가 몰려 있는 노원구로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지난 9일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사실상 입주권을 받을 수 없도록 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노원구에는 22개 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추진하거나 준비 중이다. 상계주공 2·4·7단지와 중계그린 등 10개 단지는 첫 단계인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을 준비하고 있으며 상계주공 1·3·9단지와 상계미도 등 10개 단지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상계주공6단지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고 2차 정밀안전진단인 적정성 검토를 준비 중이다. 노원구에서 재건축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태릉우성아파트는 현재 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안전진단 통과 직전 단계에서 손바뀜이 많이 일어나고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서울시가 재건축과 관련해 투기 우려가 감지되면 즉각 규제를 가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가격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노원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노원구를 제치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도봉구도 창동역 일대 재건축 추진으로 가격상승폭을 키워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창동주공 18·19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데 이어 이달에는 17단지도 예비안전진단 통과했다. 이들 단지는 속속 예비재건축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에 돌입하고 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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