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에 GTX-B노선 공용으로 제안
국토부 “지자체 제안, 사업비 과도해져”
GTX 노선 중심 ‘집값급등’도 우려
주민 반발 계속 “내년 대선 때 보자”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일명 ‘김부선’으로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이 불발됐다. 정부는 GTX-B 노선과 연계해 용산까지 직결 운행하고 서울 지하철 5호선을 경기 김포나 인천 검단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절충안으로 내놨다. 다만,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여전히 강남 직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반발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29일 최종 발표한 ‘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GTX-D 노선은 지난 4월 공청회에서 한국교통연구원이 내놓은 초안대로 김부선(김포 장기역~부천종합운동장역·21.1㎞)으로 추진된다.
공청회 이후 수도권 서부지역 주민들이 “서울 강남까지 노선 연장을 해달라”며 집회와 국민청원 등으로 반발 수위를 높여왔으나, 경기도가 제안한 김포~강남~하남 노선과 인천시가 제안한 인천국제공항과 김포를 양 기점으로 하는 ‘Y자 노선’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지자체가 제안한 노선을 추진할 경우 4조~7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추가로 든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뜩이나 최근 GTX 노선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의 경우 정부 안대로 김포 장기역에서 부천종합운동장까지 연결하면 사업비는 2조2000억원 수준이다. 경기도와 인천시가 각각 제안한 방안을 따르면 사업비는 6조4000억원, 9조5000억원까지 늘어난다. 여기에 기존 노선과 중복되는 구간이 적지 않아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 건의안은 최대 7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추가 소요돼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투자규모 균형 측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대안별로 경제성, 총 사업비, 국가균형발전 등 정책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대신 송도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 노선과 연계해 서울 도심에 닿는 방안을 제시했다. 추후 GTX-B 노선 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부천종합운동장에서 GTX-B 노선과 선로를 같이 쓰는 방식으로 신도림역, 여의도역, 용산역 등까지 직결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김포 장기역에서 여의도역까지는 환승 없이 24분, 용산역까지는 28분대로 도착할 수 있다.
여기에 서울 5호선의 김포·검단 연장도 추가검토 사업으로 신규 반영했다. 추가검토 사업은 장래 여건 변화에 따라 추진 검토가 필요한 사업을 말한다. 서울시와 인천시, 김포시 등 지자체가 노선과 방화차량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 협의를 마치는 대로 타당성 분석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인천 지하철 1·2호선을 검단까지, 2호선을 GTX-A 정거장인 킨텍스역(경기도 고양)까지 연장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김포에서 서울역, 강남 등 도심까지 직결되는 준공영제 광역 버스 노선도 올해 안에 추가한다.
그럼에도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여전히 GTX-D 노선이 강남을 거쳐 하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반발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기존의 김부선에서 바뀐 것이 없고, 용산 연결노선도 확정이 아니라 협의 수준에 그쳤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는 이번 주말 차량 행진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앞으로도 시민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김포·검단의 70만 표심을 반드시 한 방향으로 쏠리게 하겠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검단신도시스마트시티총연합회도 성명을 통해 “수도권 각 지역의 균형발전과 최소한의 교통 주권도 부여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면서 “서울 5호선 연장 사업에 달린 지자체 간 협의라는 단서 역시 또 다른 지역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