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 한국 고추장에 대한 해외 매체 언급 늘어나
“고추장, 단 맛ㆍ감칠맛도 난다”
건강하게 만든 발효식품 인식 높아
조리용 소스, 다양한 레시피도 소개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매운 고추를 또 매운 고추장에 찍어서?”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인은 ‘무서울’ 정도로 매운 맛을 잘 먹는다. ‘고추’를 무려 ‘고추장’에 찍어먹는 민족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매운 맛을 배로 올리기 위함이 아니다. 고추장에는 매운 맛 뿐 아니라 살짝 풍겨지는 ‘단 맛’과 함께 먹을수록 끌리는 ‘감칠맛’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매운 소스’로 인식되던 고추장이었지만 최근에는 K-푸드 인기에 힘입어 해외에서도 제대로 된 맛 평가가 시작되고 있다. 해외 매체들이 소개하는 고추장의 특징은 ‘단 맛’까지 나는 매운 소스와 건강에 좋은 ‘발효식품’, 그리고 음식 조리에 넣는 소스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다.
“단 맛 · 감칠맛 · 짠 맛도 나는 복합적인 매운 맛”
외국인에게 고추장은 스리라차, 타바스코 등의 인기소스와 함께 매운 맛이 나는 이국 소스중 하나이다. 글로벌 소스 시장에서 매운 맛의 핫소스는 인기가 높은 품목으로, 그 중에서 고추장은 ‘맵고 달콤한 맛(Heat and Sweet)’이 혼합된 맛을 가졌다. 살짝 단 맛은 어린아이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성인도 좋아하는 맛이다. 여기에 감칠맛, 짠 맛까지 더해지는 독특한 맛을 가졌다. 이 때문에 고추장은 음식의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미국내 트렌드 라이프스타일 매체인 쿼치(Quartzy)는 일찌감치 특집 기사(2018)를 통해 “한국의 고추장은 맛이 깊고 감칠맛이 으뜸인 식품”이라고 평가한 바 있으며, 미국의 여러 식음료 매체들은 고추장을 “스리라차 소스의 뒤를 잇는 한국의 매운 소스”로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언론들의 ‘K-푸드’ 관련 기사에 ‘고추장’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중동 지역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내셔널뉴스(thenationalnews) 매체는 현지 요리사 말을 인용해 “한국 고추장은 다차원의 맛이 난다”며 “불맛(Smoky), 단맛, 약간 매운 맛이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다”고 소개했다.
건강한 콩 발효식품
최근 글로벌 소스 시장에서는 매운 맛과 더불어 건강한 성분이 가미된 소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고추장은 코로나19 확산후 열기가 뜨거워진 ‘발효식품’ 소스로도 주목받고 있다. 발효음식이 ‘건강식’이라고 인식되면서 ‘콩 발효식품’인 한국의 장류 또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발효과정 없이 인공첨가물을 넣고 가공처리된 소스들과 구분되는 차이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중국 다롄지사 관계자는 “한국 고추장은 매운 맛 조미료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중국에서 ‘건강에 좋은 장류’로 인식되고 있다”며 “바이두(중국 포털사이트)에는 인공첨가제도 넣지 않은 소스라며 고추장 레시피가 많이 소개돼있다”고 했다. UAE 현지 언론은 “한국인들은 음식을 보약이라고 칭하고, 잘 먹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고 생각한다”고 전하면서 김치와 함께 콩 발효식품인 한국 고추장도 소개했다. 스페인 알리시아 요리과학연구소의 토니 마사네스 소장은 지난 2018년 한국을 방문해 “콩을 발효시켜 만든 고추장과 된장은 로컬주의 트렌드에 가장 걸맞는 음식”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곁들여 먹는 소스와 달라, 음식 조리로 ‘다양한 레시피 가능’
중국과 함께 일본의 SNS(소셜미디어)에서도 ‘매콤달콤한 한국 고추장’을 통해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가 올라오고 있다. 비빔밥, 떡볶이, 부대찌개, 볶음면, 한국식 바비큐, 오징어 볶음, 김치만두, 치킨 등이 언급된다.
고추장은 밥과 반찬, 면 등의 메뉴뿐 아니라 강정이나 떡볶이, 스낵처럼 간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관련 레시피가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021년은 한국의 맛이 주류가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고추장을 포함해 “한국 요리의 맛은 거의 무한정으로 확장된다”고 소개했다.
고추장이 다양한 레시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주로 음식 조리용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언론은 “고추장은 한국 음식에 기본적으로 첨가되는 양념이며, 음식과 곁들어 먹는 소스 보다 조리용 양념장”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추장을 쌈채소 등에 발라서 먹기도 하지만 해외에서는 매운 고추장을 그대로 먹는 경우가 드물며 음식 조리에 활용한다. 최근에는 타바스코처럼 음식에 뿌리거나 찍어서 먹는 ‘테이블 소스(식탁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소스)’용 ‘묽은 고추장’ 제품까지 개발되어 수출되고 있다. 이제 고추장은 서양식 ‘테이블 소스’와 음식 조리용이 모두 가능한 ‘만능 소스’가 된 셈이다.
음식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복합적인 맛과 함께 다양한 레시피가 가능하다는 점은 글로벌 트렌드를 이끄는 각종 SNS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각양각색의 레시피를 통해 검색 노출량이 높아지면서 이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 드라마 및 영화에서 노출된 비빔밥, 떡볶이 등으로고추장에 대한 호기심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고추장 수출액은 5093만 달러(한화 약 563억 원)로 전년 대비(3767만 달러)보다 35.2% 증가했다.